산업 IT

액체수소 바로 뽑아 쓴다…16배 빠르게 기체로 추출

[화학연·서울대 공동 연구팀]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촉매 가열

추출효율도 40→80%로 2배 향상


액체수소를 기체로 빠르게 추출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상준 화학공정연구본부 선임연구원과 박지훈 책임연구원, 한정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촉매를 직접 가열하는 방식으로 촉매 반응속도와 수소 추출효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전자기 유도 촉매 가열 시스템(ECIHS)’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줄’ 8월호에 게재됐다.

전자기 유도 촉매 가열 시스템(ECIHS)을 통한 수소 추출 과정을 설명한 그림. 사진 제공=한국화학연구원전자기 유도 촉매 가열 시스템(ECIHS)을 통한 수소 추출 과정을 설명한 그림. 사진 제공=한국화학연구원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지만 크고 폭발 위험이 커 효율적이고 안전한 저장·운반이 필요하다. 이에 수소를 ‘액상 유기물 수소 운반체(LOHC)’라는 물질에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액체 상태로 취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다만 수소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 LOHC에서 화학적으로 분리하는 추출 과정이 필요해 에너지 비효율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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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추출은 촉매를 사용해 LOHC 속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응이 이뤄지려면 촉매와 LOHC가 300도까지 뜨거워져야 하고 이를 위해 화석연료를 통한 가열이 필요하다. 이때 만들어지는 기체 수소까지 불필요하게 함께 가열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낮고 반응 속도도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ECIHS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가해 촉매만 가열시킴으로써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특수 소재인 ‘티타늄 실리콘 카바이드’를 벌집 모양으로 만들고 백금과 황을 첨가해 열 전달 효율이 높은 촉매도 구현했다.

실험 결과 LOHC가 300도까지 가열되는 데 걸린 시간은 기존 기술이 742초인 반면 ECIHS는 52초에 불과했다. 이를 포함해 ECIHS가 기존 대비 16.4배 빠른 수소 추출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열을 위한 에너지 투입 대비 수소 추출 효율도 기존 40%에서 80% 이상으로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김 선임연구원은 “액상 촉매 반응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수소경제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소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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