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1월 30일(현지 시간)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하는 첫 해외 순방에 나섰다.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 정부는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를 반대한다”며 날 선 반응을 내놓았다. 라이 총통 순방을 구실 삼아 군사 훈련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1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용기로 지난달 30일 오전 7시 30분께 미국령 하와이 호놀룰루공항에 도착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 등의 환대를 받았다.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은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보는 중국이 대만 수교국 끊어내기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만과 외교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12개국 중 태평양 3개 도서국을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중국의 반발로 미국과 공식 접촉이 제한된 가운데 해외 순방 중 미국을 경유, 미국과의 관계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왔다. 실제 라이 총통은 30일 도착한 하와이에서 이틀 체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를 거쳐 미국령 괌에서 다시 하루 체류한 후 팔라우를 방문, 6일 대만으로 돌아오는 6박 7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중 하와이 싱크탱크 동서센터(EWC)에서 비공개 교류와 회담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미 본토 방문 계획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인사들과의 면담 여부 등도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대만이 미국과 교류를 할 때마다 무력 시위를 펼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번에도 라이 총통이 하와이에 발을 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의 공식 교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사태의 발전을 면밀히 주목하면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또 미국이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을 하루 앞둔 29일 F-16 전투기와 레이더 부품 3억 8500만 달러(약 5377억 원)어치를 대만에 판매 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