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송전선 끊은 탓" 잇따라 무너진 개성공단 송전탑

무너지는 36, 37번 송전탑. /영상=통일부무너지는 36, 37번 송전탑. /영상=통일부




지난달 북한의 무리한 전선 제거 탓에 개성공단 송전탑이 통째로 무너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통일부가 3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북측 지역에 세워진 송전탑 중 36번과 37번이 전선 절단 후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35번 송전탑은 전선이 제거된 후 최상단 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군 감시장비로 촬영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에 있는 송전탑 가운데 남측과 가장 가까운 34번은 그대로 남아 있고 35번은 윗부분이 구부러졌으며, 36∼38번은 쓰러졌다"며 "34∼39번 송전탑은 전선이 제거됐으며 나머지는 여전히 전선이 달려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송전탑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절단한 전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송전탑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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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는 송전탑에서 전선 제거 작업을 하던 인부가 추락하는 장면도 담겼다. 추락한 북측 작업자는 10m 높이로 보이는 송전탑 중간 지점에서 작업하다 아래로 떨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없이 무리하게 작업을 하는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은 지난달 24일부터 경의선 도로변 송전탑에서 송전선 절단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송전탑들은 군사분계선 북측에서 개성공단까지 수백 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철탑 구조물이다. 이 송전설비는 한전이 2007년 1월 총 48기를 준공,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잠시 재개됐다가 2020년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완전 중단된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북을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한 이후 물리적 단절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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