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 등 주요 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추가 수출통제 발표 하루 만에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3일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초경도 재료 등과 관련된 ‘이중 용도 품목’의 대미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출통제법 및 기타 법률 및 규정에 따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확산 방지와 같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중 용도 품목은 민간용 외에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을 의미한다. 상무부는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군사 사용자 또는 군사 용도 수출을 금지한다”고 했다. 또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 및 초경질 재료와 관련된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흑연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은 최종 사용자 및 최종 사용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의 규정을 위반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원산지인 관련 이중 용도 품목을 미국에 이전하거나 제공한 모든 국가 및 지역의 조직 또는 개인은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갈륨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지만 군용 레이더 시스템에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르마늄 역시 적외선 장비에 사용돼 군사용 야간 투시경 제작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 안티모니는 물체가 잘 타지 않게 하는 난연제부터 배터리·반도체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로 군용 탄약, 방산·화학물질로 쓰일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98%, 게르마늄 생산량의 68%를 차지한다.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중화인민공화국 이중 용도 물자 수출통제 조례’에 서명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에 대해 대(對)중국 수출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는 만큼 중국도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품목의 수출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