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中 공급과잉에 석유화학 '사면초가'…삼일PwC "특별법 제정하라"

■'K석유화학, '팀 코리아'로 위기 돌파' 보고서 발간

"범용 설비 통폐합하고 정부 주도 구조조정해야"

"고부가 사업 외 세제, 저금리 등 파격 지원 필요"

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연합뉴스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연합뉴스




중국발 석유화학 설비 증설과 공급 과잉 등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사면초가 상태에 몰리자 삼일PwC가 파격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정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일PwC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기의 K석유화학, ‘팀 코리아’로 돌파하라’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편향된 중국 의존도(내수 시장 부족) △중국·중동 대비 소규모 투자 자본 △핵심 원천기술 부재 △자원 수입에 의존 등 네 가지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생산 능력 기준으로 세계 4위 화학 산업 강국이지만 자원 수입에 의지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원가 경쟁력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의 기술력과 생산도 범용 제품에 집중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일PwC는 최근 위협 요인으로 중국발 공급 과잉과 중동 지역의 정유 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 증설 등을 언급했다. 지난 2022년 세계 1위 에틸렌 생산능력 보유국이 된 중국이 ‘석유화학 자급률 100%’를 목표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데다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확산으로 중동 산유국까지 COTC 설비 증설에 나섰다는 게 삼일PwC의 분석이었다. 실제 그 결과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5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주요 화학업체의 올 3분기 적자 폭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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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구하려면 통합 법인을 만들어 여러 곳에 흩어진 범용 설비를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 기업이 정밀화학, 친환경 플라스틱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파격 지원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울산, 여수, 대산 등에 위치한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운영 주체를 1~2개로 압축해 통합 법인 ‘석유화학 팀 코리아’를 만들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폐쇄·매각해 채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기업 자율에만 맡길 경우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채권단이 나서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독립적인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통합 법인 경영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삼일PwC의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정밀화학은 중국 제품으로 대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바이오 플라스틱를 비롯한 친환경 제품은 유럽 등 선진국의 플라스틱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지속 성장 가능 고부가가치 산업 모델로 꼽았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는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기본 방침만 정해놓고 실행만 민간에 맡긴다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상 기업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구조조정 시간이 지체될 공산이 크다”며 “정부는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 세제 지원, 저금리 정책 자금 제공, 채권 금융기관 역할 유도 등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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