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용현(사진)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하고 장관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계엄이 옳은 길이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김 장관은 사의 표명 이후인 4일 밤 속내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이라는 문자 메시지로 답했다. 이는 김 장관 모교인 육군사관학교의 신조탑에 새겨진 사관생도 신조들 가운데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세 번째 항의 일부다. 계엄이 '정의의 길'이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국방부 대변인실을 통해 "본인은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중에도 그는 육사생도 시절 4년 내내 암송했을 글귀로 자신의 '속내'를 대신한 것이다.
내란죄 논란과 대통령 탄핵 소추로까지 번진 계엄 사태가 험난할지언정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사고방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장관은 육사 38기로 1978년 입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을 실행에 옮긴 인물들인 '육사 4인방' 중 제일 선배다.
김 장관은 육사뿐 아니라 충암고 출신 인맥을 뜻하는 '충암파'로도 논란을 일으켜왔다. 그는 충암고 7회 졸업생으로 윤 대통령의 1년 선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