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작지만 매운 장타자 황유민 "내년엔 다승왕 받을래요"

◆KLPGA 인기상 받은 '돌격대장' 황유민

키 163㎝에 평균 250야드 훌쩍

'닥공 플레이' 매력에 팬들 늘어

내년 2~3승 목표…美 무대 도전

골프 외엔 e스포츠 'LOL' 즐겨

'레전드' 페이커·제우스 응원도





“‘돌격대장’이랑 ‘윰블리’요? 둘 사이에 괴리가 있기는 하죠. 돌격대장은 처음 들었을 때는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 익숙해졌고요, 윰블리는 팬카페 이름이기도 한데 아직은 약간 쑥스러워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황유민(21·롯데)은 별명이 2개다. 돌격대장은 중계방송 캐스터가 황유민의 거침없는 플레이를 보고 처음 이름 붙인 게 널리 퍼진 것이고 윰블리는 황유민이 ‘픽’한 별명이다. “팬카페에서 여러 별명들을 보여주셨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팬카페 이름까지 돌격대장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서(웃음).”

평균 25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돌격대장 스타일로 투어를 뛴 황유민은 상금 4위(약 10억 5000만 원), 대상과 평균 타수 7위로 데뷔 시즌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큰 폭의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인기상을 받은 시상식에서는 윰블리다운 스타일링과 ‘귀염 뽀짝’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2년 차 선수의 인기상 수상은 2019년 최혜진 이후 5년 만이다. 팬 투표에서 황유민은 8558표를 얻어 팬클럽의 ‘화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박현경(6946표)과 윤이나(6467표)를 제쳤다.



최근 만난 황유민은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작은 체구(키 163㎝)인데 멀리 치는 모습을 신기해하시는 것 같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니까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하고 스피드 내는 도구들로 빈 스윙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좀 퍼졌는데 그것 때문에 운동선수다운 모습을 좋아해주는 분들도 많아진 듯하다”고 했다. 주니어 때부터 ‘친구가 많은 아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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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도 인기 있는 선수였지만 올 들어 급증한 인기는 대회 현장에서 쉽게 확인됐다. 황유민도 “배너 등 응원 도구가 확실히 올해 많이 보였다. 그래서 팬카페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고 했다. 시상식 때 입었던 바지 정장은 ‘내돈내산’이라고. “지난해에는 드레스를 입었는데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올해는 슈트로 갔어요. 깔끔하고 튀지 않는 스타일이 좋아요. 프로암 만찬 때나 결혼식 같은 격식 있는 자리에 부지런히 입고 다닐 예정입니다.”

황유민의 ‘정직한’ 사인. 황유민은 “원래 정자로 세 글자를 썼었는데 날려서 써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이렇게 바꿨다. 한눈에 들어오고 편하고 쉽게 쓸 수도 있으니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황유민의 ‘정직한’ 사인. 황유민은 “원래 정자로 세 글자를 썼었는데 날려서 써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이렇게 바꿨다. 한눈에 들어오고 편하고 쉽게 쓸 수도 있으니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기상을 수상한 황유민. 연합뉴스인기상을 수상한 황유민. 연합뉴스


‘안티’가 없고 팬층이 폭넓은 황유민은 누구의 팬일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잰더 쇼플리와 저스틴 토머스, LIV 골프의 캐머런 스미스를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황유민은 “거기에다 최근에 이민우 선수의 스윙을 정말 좋아하게 됐고 골프 외에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와 제우스에 빠져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제 생활은 골프와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게임 이 둘이 전부”라고 했다. 친한 동료인 이율린과 e스포츠 경기장을 찾아 페이커를 응원하기도 한다. 롤에는 올해 재미를 붙였다. “롤에 입문한 그 주에 우승이 나와서 행운의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지금 19레벨인데 비시즌 동안 30레벨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재밌게 열심히 하는 취미가 하나 있는 것은 투어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황유민은 올 한 해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골프를 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즐겁게 친 한 해”라고 정리했다. 난코스로 악명 높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단독 2위) 때 헉헉대면서도 1타만 더 줄이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한 데서 신인 때와 달라진 자신을 확인했다고 한다. 지난달 초청 선수로 나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와이 롯데 챔피언십(공동 35위)을 통해서는 겨울 훈련 가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올해 우승 한 번에 준우승이 네 번이니 준우승들을 우승으로 바꾸는 게 새 시즌 목표냐고 물었더니 황유민은 “그러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2년간 1승씩 했으니 내년에는 2승·3승을 향해 가야 하고 또 어쩌면 4승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봐요.”

내년 이맘때는 미국에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LPGA 투어 도전 의지를 드러낸 황유민은 2025시즌 키워드로 ‘다승’ ‘다승왕’을 꼽았다. “상에 욕심이 작은 편인데 다승왕은 정말 받고 싶어요. 가장 여러 번 우승한 선수가 그해 가장 잘한 선수라고 생각하니까요. ‘다승왕 황유민’이라….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양준호 기자 사진=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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