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민생 불안 없도록 여야정과 노사 함께 총력 기울여라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당장 거대 야당이 감액한 내년 예산안이 계엄 파동에 휩쓸려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그대로 통과돼 저성장의 그늘이 더 짙어질 우려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여야 정쟁으로 국회의 경제 살리기 입법 기능이 마비된다면 수출·내수가 악화되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리스크 대응 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노동계의 정치 파업이 경제·민생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4일 윤석열 정권 퇴진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긴급 투쟁 방침을 정했다. 이에 현대자동차 노조와 한국GM 노조는 5~6일 주야 2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전국철도노조는 이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고,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6일부터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8년 만에 동시 파업에 나설 경우 출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다. 노조의 파업은 교통 마비와 생산 차질을 넘어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다. 올 10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자동차의 생산이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의 파업으로 감소한 탓이 컸다. 자동차 노조들의 파업이 확대된다면 그러잖아도 부진한 수출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

관련기사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은 정치권과 노동계가 정쟁과 투쟁에 매달릴 만큼 여유롭지 않다. 수출 부진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위법적 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단죄를 해야 한다. 다만 경제와 민생의 불안을 확대시키지 않으려면 여야정과 노사의 협력이 절실하다. 여야는 K칩스법과 반도체지원법 등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1조 원 규모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지원을 위한 예산안 협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비상경제체제를 가동해 수출·내수 회복을 통한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노조는 정치 파업을 자제하고 경제·민생 안정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