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논란에 따른 결정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루마니아 헌재는 이날 성명에서 "루마니아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절차가 전면 재실시될 것"이라며 "정부는 필요한 절차를 위한 새로운 날짜와 일정을 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로 예정됐던 대선 결선 투표는 취소됐다. 결선에선 친러시아 성향의 무소속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와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가 맞붙을 예정이었다.
헌재의 결정은 지난 4일 기밀 해제된 루마니아 정보국(SRI) 문서에서 발견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정황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SRI 기밀 해제 문서에는 '외부 세력'이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거 유세를 위해 텔레그램을 통해 틱톡 사용자와 인플루언서를 모집하고 조율된 메시지를 전파하는 등 여론 조작이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집권당인 친서방 성향의 사회민주당(PSD) 대표인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는 헌재의 대선 1차 투표 무효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기밀 해제 문서를 통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 드러났다며 "헌재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킨 제오르제스쿠 후보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지도자", "우크라이나는 본래 정식 국가가 아니다"와 같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