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상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으로 그나마 한국 경기를 뒷받침하던 수출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에 비해 한층 부정적인 경기 진단으로 해석된다.
KDI는 지난 11월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출이 유지되고 있지만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여기서 ‘양호한 수출이 유지되고 있다’는 언급이 삭제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감소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KDI는 수출과 관련해 “미국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출 여건이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KDI는 “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고 있다”고도 해석했다. 전달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고 표현했던 것에 비해 보수적인 진단을 견지한 것이다. 실제로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 늘어나 전월(4.6%)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내수 부진’ 평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내수가 부진하다는 해석을 견지하고 있다. 먼저 건설투자에 대해선 “건축 부문의 누적된 수주 감소로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소비에 대해서도 “상품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서비스 소비도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고 있다”며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