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면서 탄핵안이 폐기된 가운데, 국민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민의힘 누리집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8명이 사진이 모두 사라졌다. 현재 누리집의 '사람들' 항목에서 '국회의원'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국회의원들의 얼굴 대신 국민의힘 로고가 뜬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 105명의 이름이 공개되고 진보 언론 등이 홈페이지와 지면에 공개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보실은 "한겨레의 단독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 10월부터 홈페이지 내부 문제로 표시되지 않았으며, 주요 당직자 등 사진은 표시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신상 노출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늘었다. 김재섭 의원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녀가 노출된 사진을 모두 없앴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탄핵 반대에 국민 여론이 따갑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다음 표결 땐 나도 찬성해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답했다.
쏟아지는 문자 전화 폭탄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외부에 대거 유출돼 '탄핵에 찬성하라'는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쏟아지면서 보조 배터리 없이는 2시간을 못 버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 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직전 퇴장한 뒤, 국민의힘 의원총회 회의장 앞에서는 의원실 보좌진들이 충전된 보조배터리를 의원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읽지 않은 메시지 1만501개'라고 적힌 메시지 어플 캡처 화면과 함께 "제가 며칠 전화를 받지 못하더라도 양해 바란다"고 게시했다. 그 밖에 "꼭 필요한 연락은 보좌진 전화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 "아예 휴대전화를 끄고 지낸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상이 마비될 수준의 문자 폭탄이 쏟아지자 일부 의원들은 저장된 연락처 이외의 번호에서 발송된 메시지를 차단하는 어플을 설치하는 등 궁여지책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해당 어플은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에 공유됐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온라인에 문자 발송 후기를 올리며 "선거 때는 투표해달라고 호소하더니 정작 자기들은 투표 안 하는 건 뭐냐"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를 포기한 의원은 국회의원 이전에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등의 비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잇따른 피해에 국민의힘은 "개인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해 조직적·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업무방해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