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南에서도 이런 일이? 북한인 줄 알았다”…계엄사태 지켜 본 탈북민들 ‘생생 증언’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권욱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권욱 기자




"기억을 돌이켜보면 비상계엄이 떨어졌을 때 모습은 북한과 비슷한 것 같아요"

"여기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싶었고 북한군이 내려온 줄 알았어요. 많이 긴장됐죠"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밤 탈북민들 역시 공포와 충격에 시달렸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건 탈출 끝에 한국 땅을 밟은 이들은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북한 체제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관련기사



2010년 탈북한 김모(32) 씨는 "국가의 폭력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두려움의 크기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찰과 군대가 동원되고 야간 통행금지가 생겨 일상이 마비될까 걱정됐다"고 전했다.

2012년 가족과 함께 입국한 조모(22) 씨 역시 "황당했다. 현 대통령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며 비판했다. 이어 "어린 시절 한국에 왔지만 기억을 돌이켜 보면 계엄령 하의 한국은 북한과 유사할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4년 전 탈북한 이모(27) 씨는 도심에 군대가 등장한 것에 대해 "북한에서 늘 봐오던 것이라 충격은 없었다"고 언급하면서도 "시민들이 총구를 막아선 것은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었다면 (시민들을) 즉각 구금했을텐데 생각보다 군의 힘이 세지 않은 것 같다"며 한국 군의 제한된 권한에 놀라움을 표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고도로 민주화된 사회에서 시대착오적 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오죽하면 그럤을까 싶기도 하다. 계엄 선포의 근본 원인을 성찰하여 좀 더 진전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민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