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003850)이 해외 고객사와 첫 위탁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쌓은 항암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CDMO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보령은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 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보령은 로터스의 항암 주사제를 생산하고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6년부터 대만 시장에 공급된다. 제품명은 양사 협약에 따라 비공개하기로 했다. 보령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제조 및 유통 역량에 더해 보령의 전략적 필수 의약품 제조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CDMO 계약은 보령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고 생산을 내재화해 해외로 공급하는 글로벌 CDMO 사업진출 첫 사례다. 보령은 2020년부터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기반으로 주요 오리지널 필수 의약품들을 인수해왔다. 이번 계약을 통해 LBA 확장 전략으로 인수한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을 내재화하고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모델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은 유럽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EU-GMP) 인증을 획득한 보령 예산공장 항암주사제동에서 진행된다. 예산공장은 연간 최소 600만 바이알(유리병) 생산 능력을 갖춘 첨단 제조 시설이다. 세계적인 제약 시설 설계·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NNE(Novo Nordisk Engineering)가 설계한 스파인(SPINE) 구조를 도입해 생산 공정의 효율성과 연결성을 극대화했다. 또 자동 IBC BIN 시스템을 통해 원료 계량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오염과 교차 오염 위험을 제거했다.
보령은 예산공장을 기반으로 주요 항암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세포독성 항암 주사제 EU-GMP 인증에 더해 2025년 경구제 EU-GMP 인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1750억 원의 자금 중 500억 원은 CDMO 사업 확장을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에 활용할 방침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CDMO 계약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신뢰성을 확인한 성과”라며 “오리지널 필수 의약품을 제조해 글로벌로 공급하는 차별화 된 CDMO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