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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상승·기술주 주춤’ 뉴욕증시 하락…나스닥 0.66%↓[데일리국제금융시장]

트럼프, 거래소서 ‘오프닝벨’ 울렸지만

다우존스 0.53%↓, S&P500 0.54%↓

11월 PPI 0.4%↑…예상치 0.2% 상회

테슬라·알파벳·비트코인 1%대 하락

1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선정 기념으로 초청받아 오프닝 벨을 울렸다. AP연합뉴스1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선정 기념으로 초청받아 오프닝 벨을 울렸다. AP연합뉴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상승하고 나스닥종합지수의 2만 돌파를 이끌었던 기술주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하락했지만 10만 달러 선을 유지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34.44포인트(-0.53%) 하락한 4만3914.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2.94포인트(-0.54%) 내린 6051.25에, 기술주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2.05포인트(-0.66%) 떨어진 1만9902.8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증시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들, 월가 최고경영자들, 부인 멜라니아를 비롯한 가족 등이 함께 했다. 트럼프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NYSE에 초대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종을 울린 후 “우리는 과거에 본 적 없는 수준의 경제를 일굴 것”이라며 “모두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응원보다 물가 지표에 더욱 주목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를 웃돌았다. PPI는 소비자 판매가격이 아닌 사업자들 간 거래 가격으로 일종의 도매 물가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0%로, 지난해 2월(4.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로 전망치(0.2%)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글로발트인베스트먼트의 매니저인 키슈 뷰캐넌은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유망한 동시에 우려가 된다”며 “물가 상승률은 계속해서 3% 이하로 떨어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면서 진전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로 발표된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 대비 늘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일~7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4만2000명으로 직전주 대비 1만7000명 증가하며 시장예상치(22만 명)를 웃돌았다. 이는 예상치 못한 실직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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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시장에서는 전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등한 데 이어 PPI도 예상 수준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진전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2년 물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2.9bp(1bp=0.01%포인트) 오른 4.185%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2bp 상승한 4.323%에 거래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가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제외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라스트 마일’에서 상승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1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 12월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전날 97.5%에서 이날 94.7%로 소폭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주춤했다. 테슬라는 1.57% 하락했으며 알파벳은 1.76% 내렸다. 어도비는 시장 예상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면서 주가가 13.69% 하락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보다 1.4% 내린 1만76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반면 이더는 1.6% 오른 3897달러 선을 기록했다.

증시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리틀 버핏’으로도 불리는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적인 기업이 많을 수록 주식 시장과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와 기회가 늘어나는 등 모든 것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차기 행정부의 계획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인 제레미 시겔은 내년에도 증시가 상승하되 상승률은 지난 2년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업 가치 대비 적정 주가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모두가 기대하는 것처럼 2025년이 지난해나 재작년만큼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마도 10% 이하의 상승률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7달러(0.38%) 낮아진 배럴당 70.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11달러(0.15%) 내린 배럴당 73.41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연속해서 오른 바 있다. 국제에너지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원유시장은 하루 140만배럴의 공급 초과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가 증산 계획을 완전히 취소하더라도 하루 95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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