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5시. 국회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04명이 찬성표를 던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20만여 명의 시민이 모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국회 앞에서 탄핵안 표결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가결 결과가 나오자 환호하며 서로를 얼싸 안았다. 일부 시민은 응원봉과 스마트폰을 흔들며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반겼다. 이날 여의도 일대에는 오후 4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9만 8000명의 시민이 몰렸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탄핵 가결 전까지는 국회 앞에 긴장감이 흘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초조한 듯 스마트폰과 현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탄핵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감격스러워 하며 “국민이 승리했다",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파면하라”고 외쳤다.
직장인 정재춘(60) 씨는 “(윤 대통령) 탄핵돼 너무 행복하다”며 “이번에 (탄핵 가결) 안 되면 나라가 절단된다는 간절한 염원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특전사 중사 출신이라는 김진(66) 씨는 “진짜 오늘은 우리나라와 국민들 다시 태어난 날”이라며 “눈물이 다 나오려한다.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시각 보수 단체가 모인 서울 광화문 광장은 탄핵 가결 소식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국회 상황을 TV와 스마트폰 등으로 지켜보던 집회 참여자들은 “국민의 힘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분노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회의사당 앞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4만 1000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주최 측은 1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실망한 시민들은 탄핵 결과 소식을 듣자마자 썰물처럼 집회 현장을 빠르게 빠져 나갔다. 일부 시민들은 탄핵 결과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경기 수원에서 온 오 모(84)씨는 더불어민주당을 욕하며 “나는 84세라서 죽을 사람”이라며 “미래를 위해 (탄핵안 가결)하면 안 되는데 공산당 치하에 살았던 사람이라 (탄핵에) 찬성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자녀와 함께 온 신 모(38세)씨는 “(탄핵안) 가결은 오히려 잘 됐다”라며 “대통령도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8분께 대통령실을 통해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저를 향한 질책, 격려와 성원을 모두 마음에 품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