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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 순애보로 눈물샘 자극…더 깊어진 여성서사 몰입감 높인 '마타하리'

[리뷰 뮤지컬 '마타하리']

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




“더욱 깊어진 여성 서사, 지고지순한 첫사랑 같은 풋풋한 로맨스에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마타하리’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다. 2016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이 작품은 공연 때마다 매진 행렬을 이끌어 내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K-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 특히 이번 시즌에서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희 마타하리의 파란만장하면서도 굴곡진 삶을 주말 드라마 혹은 일일 연속극처럼 쉽게, 대중적으로 풀어낸 데다, 적절한 웃음와 눈물샘 자극 코드, 민감해진 젠더 감수성을 섬세하게 재해석해 몰입도를 더욱 높였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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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고 프랑스 파리로 온 마타하리는 서커스 단원으로 떠돌다 평생 엄마처럼 믿고 의지하게 되는 안나를 만나면서 새로운 운명이 시작된다. 마타하리의 매혹적인 춤을 보게 된 안나가 그를 댄서의 길로 인도한 것. 스타 댄서로 화려한 삶을 살던 마타하리는 아르망 소위를 만나게 되고 목숨을 건 사랑을 하게 된다. 아르망과의 연애도 잠시. 1차 세계대전이라는 상황과 마타하리를 스파이로 이용하려는 프랑스 정치인들의 계략으로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하던 마타하리와 아르망은 갈라서게 되고 마타하리의 운명도 파국으로 치닫는다.

통속극에 가까울만큼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관객들의 눈물과 감정샘을 자극하는 요소를 모두 갖췄다. 마타하리에 무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는 지고지순한 아르망, 순수한 청년 아르망을 위해서 모든 것을 던지는 순애보, 엄마처럼, 언니처럼 마타하리를 평생 보살피며 의지가 돼 주는 안나와의 따뜻한 연대 등이 바로 그러한 요소다.

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뮤지컬 '마타하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EMK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또 다른 힘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풋풋함과 순수함으로 마타하리를 재해석한 솔라, 중저음의 중후한 음색이 매력인 에녹이 연기하는 순수한 청년 소위 아르망, 마타하리에 집착하기도 하고 이용하기도 하는 라두 대령 역의 최민철 등의 ‘케미’는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화려한 무대와 춤도 주요한 흥행 요소다. 마타하리의 관능적이고 이국적인 인도 춤을 비롯해 당시 파리 모습을 재현한 무대와 200벌이 넘는 의상 등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마타하리가 고혹적인 밸리 댄스로 사교계에 데뷔하는 ‘사원의 춤’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마타하리 역에 옥주현과 솔라가 출연하며 아르망 역은 에녹·김성식·윤소호, 라두 대령 역은 최민철·노윤, 안나 역은 윤사봉, 최나래가 각각 연기한다.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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