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희귀병 투병 속 경찰 꿈꾸던 20대, 5명 살리고 하늘로

원유선양, 가천대길병원서 뇌사 장기기증

기증자 원유선양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기증자 원유선양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희귀질환인 중증 근무력증을 앓으면서도 경찰을 꿈꾸던 22살 청년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가천대길병원에서 원유선(22)양이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



원 양은 지난달 20일 저녁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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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따르면 원 양은 2018년 2월 전신 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았다. 중증근무력증은 근육의 힘이 비정상적으로 약해지거나 피로해지는 병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지속하면 몸의 힘이 서서히 약해진다. 경찰이 되고 싶어했던 원 양은 투병 과정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지면서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원 양은 만약 삶의 끝이 오게 된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해놓은 상태였다. 가족들은 마지막 순간에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원 양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게 유언으로 생각되어 슬프지만 누군가의 몸속에서라도 건강히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원 양은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동물을 좋아해서 시간이 될 때면 유기견 보호센터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고, 힘든 부모님을 돕기 위해 식당 주방 일과 택배 분류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어머니 원서현 씨는 “유선아.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고, 아픈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걱정했던 너였지. 그런 네가 삶의 끝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움을 나누고 떠나는구나. 내 딸아, 자랑스럽고 엄마로서 감사하고 사랑한다. 보고 싶어. 유선아”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 원유선 양의 숭고한 생명나눔은 힘든 상황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실천되었기에 더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며 "따뜻한 마음씨가 널리 알려져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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