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창용 "경기부양 빠를수록 좋아…구조개혁 없인 장기침체"

■한은 올 성장률 2.1%로 하향

적극 재정으로 성장률 방어 주력

여야정 합의로 새 예산 발표해야

지금 환율 유지땐 물가 0.05%P↑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성장률 하향 전망과 더불어 내년 1.9%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 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또 현재의 높은 환율이 경제 심리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탄핵 정국과 관련해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포인트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럴 때 재정이 긴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 좋을 것”이라며 “물가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처럼 무조건 재정을 푸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30원 이상 오른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물가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이 경제 심리,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유지하면 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각에서 외환보유액이 41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을 것으로 우려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지되며 아주 많은 양을 투입하지 않고도 환율 변동성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54억 달러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지면 계속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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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목표는 당초와 같은 2%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 목표제가 팬데믹 이후 물가 대응에 효과적이었고 향후 1~2년 내에도 물가 안정 기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와 관련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하면 장기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한은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하면 저성장·저물가 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최근 EU 경쟁력 보고서는 기술 혁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규제 재검토 등 시장 규제 완화를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며 “구조 개혁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저가 상품의 가격 상승률이 고가 상품보다 높아 취약 계층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은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고가 상품의 가격 상승률은 5.6%에 그친 데 비해 저가 상품의 상승률은 16.4%에 달했다”며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 발생함에 따라 소득 계층 간 불평등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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