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매년 늦어지는 겨울 딸기…이상 고온에 ‘金값’ 됐다 [똑똑!스마슈머]

딸기값 전년比 16% 상승해

이상고온에 수확 늦어진 영향

3년 전부터 같은 현상 반복돼

‘딸기 품귀’ 유통업계 곳곳 번져


반복되는 이상 기후 현상에 대표적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매대에 딸기가 오르는 시점이 매년 늦어지자 대형마트 바이어들은 안정적인 수급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나 호텔업계는 딸기가 사용된 메뉴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3일 기준 딸기(상품) 100g 소매 가격은 2793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날보다 16.1% 올랐다. 2년 전보다는 값이 29.6% 높아지는 등 매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매가 상승폭은 더 크다. 이달 13일 가락시장에서 딸기 2㎏ 상자의 평균 거래 가격은 작년 대비 56.9% 오른 4만 5660원으로 집계됐다.

딸기 값 급등은 이상 고온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겨울 딸기는 11월 중순 정도에 출하가 시작된다. 그러나 올해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평년보다 열흘 가량 수확 시기가 늦어졌다. 한 대형마트의 딸기 담당 바이어는 “겨울 들어서도 흐린 날씨가 지속되고 눈이 오면서 주산지인 충남 지역의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딸기 농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적어도 3년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에도 충남 논산을 비롯한 딸기 주산지들은 폭우와 이상 고온으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본격적인 수확이 예년보다 늦어졌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일정이 연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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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 딸기 매대. 연합뉴스서울 한 대형마트 딸기 매대.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매년 딸기 판매를 시작하는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올해 11월 14일부터 전점 매대에 딸기를 올렸다. 2021년 10월 31일부터 판매를 개시한 것에 비해 보름 가량 연기된 셈이다. 취급하는 품종과 작물 산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마트와 롯데의 경우에도 같은 현상이 관측됐다.

유통사 바이어들은 비상이 걸렸다. 롯데마트는 올해 김천·정읍·고창 등 과거에 거래하지 않던 지역까지 산지를 다변화했다. 이마트도 판매가 안정을 위해 산청·하동·합천 등 대표적 딸기 산지와의 협력을 늘리는 한편 연중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스마트팜 매입량을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실’과 ‘킹스베리’ 품종 물량을 20% 작년보다 늘렸다.

딸기 가격은 더위를 피해 늦게 재배된 물량이 풀리는 내달부터 차츰 안정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다만 초겨울 딸기 품귀 현상의 여파는 이미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파스쿠찌·컴포즈·폴바셋 등 커피 프랜차이즈나 호텔업계는 올 겨울 딸기가 사용된 메뉴 가격을 지난해보다 잇따라 높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딸기는 케이크나 음료에 폭넓게 사용되는 겨울철 대표 과일인데 초반 물량이 귀해져 메뉴 가격 인상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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