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후 법원을 떠나며 언론 앞에 선 피해자 지젤 펠리코. AFP 연합뉴스남성 72명을 불러 자신의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사주한 프랑스 남성이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았다.
AFP통신·RTL에 따르면 프랑스 아비뇽 법원은 19일(현지시간) 아내 지젤 펠리코(72)를 성폭행 및 성착취한 혐의를 받는 도미니크 펠리코(7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로저 아리타 재판장은 펠리코가 형기의 3분의 2를 복역할 때까지 가석방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따.
펠리코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지젤의 음식과 술잔에 진정제, 수면제 등을 넣어 잠들게 했다. 지젤을 재운 이후 펠리코는 온라인에서 모집한 남성들을 불러 지젤을 성폭행하고 학대하게 했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사진과 영상으로 약 2만 개 이상 남겼다.
사진과 영상에 등장한 남성은 72명이며, 신원이 특정돼 기소된 이들은 약 50명이다. 이중 49명은 지젤 펠리코를 강간하거나 강간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1명은 펠리코를 모방해 자기 아내를 성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최소 3년에서 최대 15년 사이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성폭행에 6번 가담한 로맹 V(63)가 펠리코 외에 가장 높은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피고인 중 6명에게는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펠리코만이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형에 부합하는 판결을 받았다.
펠리코의 유죄 판결은 약 3개월 간 이어진 재판 끝에 나왔다. 유죄 소식이 전해지자 법정 밖에 모인 지젤의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여성인권단체들과 펠리코의 자녀들은 피고인들의 형량이 너무 관대하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그러나 지젤은 “나는 법원과 그들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존중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조화롭게 살아가고 더 나은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우리의 역량에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지젤은 “이 재판은 매우 어려운 시련이었다”며 “그늘에 가려져 있는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들을 생각한다. 우리가 같은 투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재단(Fondation des Femmes)은 “법원은 지젤 펠리코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수치심은 그들의 것(la honte change de camp)”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