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꼽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력은 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4개 지방공항(인천국제공항 제외) 중 하위권으로, 김해공항이 16명인 데 비해 현저히 적다.
한국공항공사가 29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무안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총 4명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에서 조류 충돌과 관련 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야외에선 1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야간조 인력 1명과 주간조 인력 1명이 교대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돼 이들이 그 시간대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향후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김포공항은 23명, 제주공항은 20명, 김해공항은 16명의 조류 퇴치 전담 인력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울산, 여수는 각 4명, 양양은 3명, 사천·포항경주·원주는 각각 2명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하는 편수 별로 예방 인력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류 퇴치 인력 규모가 적은 무안공항의 비행기 운항 횟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으로,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가 1만 1004편인 점을 고려하면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이는 김포(0.018%), 제주(0.013%) 등 다른 공항보다 높은 수준이다.
29일 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관제탑으로부터 새떼와의 충돌 경보를 받은 지 2분 만에 조난신호를 보냈고, 이어 동체착륙을 감행했다. 새떼와 충돌한 뒤 오른쪽 엔진에서 불이 났고, 랜딩기어(기체에 달린 바퀴)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경위는 사고 수습 뒤 이어질 조사에서 규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