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다 외벽에 부딪쳐 화재가 발생해 탑승객 179명이 숨진 가운데, 수습당국이 141명의 신원 확인을 마무리했다. 유족들은 공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신원 확인을 기다렸다.
30일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유가족 브리핑을 열고 “오전 8시 35분 기준 희생자 141명의 신원 확인을 마쳤다”고 밝혔다. 희생자 179명의 유해는 공항 내 격납고 인근에 마련된 임시 영안소에 안치된 상태다.
유해 보존을 위해 수습당국은 냉동차 11대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의 검안·검시 이후 유해 인도가 진행되는 만큼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검시 과정에 필요한 검찰 등 수사관 파견도 늘렸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관계자는 “서류가 마련된 건들은 최대한 빨리 유족 분들께 유해가 인도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확인과 유해 인도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유가족들은 대한적십자사 등이 마련한 텐트(쉘터)에서 눈을 붙였다.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 채 서성거리는 이들도 있었고, 울음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유가족 대다수는 지친 기색으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허공을 바라보면서 슬픔을 겨우 달래는 모습이었다.
한편 종교단체·봉사단체 등 봉사자들은 “밥 먹고 힘냅시다”라며 과자·물·라면 등 식료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무안공항 활주로 인근에서는 유류품 수습도 재개됐다. 수습당국은 이날 무안 스포츠파크에 오전 11시까지 분향소를 설치하고 3층에는 유가족 대기실을 마련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유족들을 찾아 “사고 수습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저희들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욱 더 힘을 내시기를 바란다. 돌아가신 분들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왜 이제야 오냐”면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