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달러 환산 수익률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가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원화와 코스피 지수가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2일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3개월 수익률은 –16.1%로 과매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지수 변동과 환율까지 고려해 3개월 변화율이 –15% 내외가 단기 저점, 0%가 중립, +15% 내외가 단기 고점이라는 평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전주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21.7%를 기록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다.
이날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에 지배적인 부정적 기류가 주식시장과 함께 통화 가치에 반영돼 있다”며 “원화와 코스피가 가장 저평가된 상태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중일 3개국의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를 비교하면 원화가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됐다. 경기 부진에도 중국 위안화는 절하 폭이 크지 않았고, 원화는 가장 크게 절하된 엔화보다 절하 폭이 크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위기로 인식될 수 있지만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에 이점이 되면서 지난해 수출이 금액 기준 역대 최대”라며 “반도체 한 분야로 쏠렸다고 하더라도 코스피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달러화 향방에 따라 위안화와 엔화의 동반 강세가 나타난다면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양 연구원은 “원화 가치 하락은 지나칠 경우 되돌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도 상승했다”며 “여기에 외국인 매수도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