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정치 위기에 소비심리 악화…경기하방 위험 커져"

KDI 경제동향서 '위험 증대' 언급

박근혜 탄핵 때보다 소비 위축

생산 증가세 둔화·재고율 상승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지난해 말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이 9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경제 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등 대외 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의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것은 2023년 1월호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대내외 금리 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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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위험 요인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1개월 만에 12.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시기와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다만 현재 금융시장의 여건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KDI는 “12·3 비상계엄 이후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정했으나 2016년 10월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또 생산과 내수 등 모든 지표의 개선세가 미약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0.3%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생산이 1년 전보다 12.9% 급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도 반도체를 제외하고 자동차(-6.7%), 전자부품(-10.2%)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며 둔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재고율 역시 111.8%로 전월(112.3%)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평균 가동률도 72.3%에서 71.8%로 하락했다. 소매 판매 역시 주춤했다. 지난해 11월 소매 판매도 1년 전보다 1.9% 줄며 전년 같은 기간(-0.9%)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통신 기기 등 주요 품목의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국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낮은 수준에서 소폭 상승했다.

KDI 관계자는 “생산 증가세 둔화, 재고율 상승, 제조업 평균 가동률 하락 등 부정적 지표가 일제히 확인됐다”며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도 확대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배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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