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1%대에 그치는 등 둔화세가 뚜렷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 50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는 97억 5000만 달러 흑자로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전월(81억 2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도 커졌다.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 등의 수출이 늘어난 데다 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수지는 20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10월(-17억 3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7억 6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1월 총수출은 57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에 1년 2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한 뒤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석유제품(-18.6%)·승용차(-14.1%) 등 주요 품목의 수출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수출이 5.2%(103억 8000만 달러) 줄었고 중국 수출이 0.7%(112억 7000만 달러) 하락했다. 미국의 전기차 수요 정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 품목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석유제품과 승용차 등 수출이 감소했다”며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변화 등을 더 유의 깊게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보편관세 이행 시 멕시코와 캐나다로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관세 영향에 따라 대중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