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 이어 2주 연속 이어지는 주요국 외교장관 방한으로 외교부는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외교가 정상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에서 주요국 정상과 전화 통화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외교부는 1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된다고 10일 밝혔다. 조 장관과 이와야 외무상은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따라 변화할 한미일 3자 협력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이달 5일 블링컨 장관의 방한 회담에 이어 2주 연속 이어지는 주요국 외교장관 회담으로 외교부는 이에 따라 계엄 충격에서 벗어나 외교 활동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외교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고 불안정하다고 우려한다. 실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퇴임을 목전에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차치하더라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를 했을 뿐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매몰돼 캐나다·그린란드와 같은 동맹국까지 압박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면 ‘한미일 공조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부재 상태인 한국을 패싱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먼저 접촉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흔들리는 정부의 외교를 뒷받침해야 할 국회도 어정쩡한 대응에 그치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앞서 조국혁신당이 작성한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는 ‘가치 외교’가 명시돼 미일 외교 라인이 발칵 뒤집히는 등 외교적 불안정성을 높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 미 워싱턴DC의 조야에서는 한국 야당의 행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적지 않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어느 때보다 의원 외교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분명한 스탠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