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중남미 최대·李 정부 첫 방산수출 가능성…李 "상생 모델 만들어야"


페루 육군 및 국영 방산기업인 육군조병창(FAME S.A.C.)과 현대로템이 맺은 기본계약은 내년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이정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행계약을 통해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K2 전차의 첫 중남미 진출뿐만 아니라 중남미 최대 방산 수출, 또 이재명 정부의 첫 방산 수출로 기록될 전망이다.

9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날 페루 리마의 육군본부에서 열린 한-페루 간 지상 장비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 체결식은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이 직접 주관한 가운데 세사르 디아스 페체 페루 국방장관, 우리 정부 대표인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특히 역시 헤리 대통령이 주관하는 육군의 날 행사에 맞춰 체결식이 치러졌다는 점은 페루 정부가 이번 계약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계약이 내년 이행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로템은 K2 전차 54대와 차륜형 장갑차인 K808 141대 등 195대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에는 이 같은 품목과 물량뿐만 아니라 현지화 계획, 교육훈련 및 군수지원 사항 등도 포함됐다. 사업 발주처인 페루 육군이 기본계약서에 직접 서명했다.

페루는 그동안 국가 안보와 국방 기술 강화를 위한 육군 지상장비 현대화 계획을 세워 추진해왔다. 이를 겨냥해 현대로템은 지난 4월 리마에서 열린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SITDEF)’에서 K2 전차 실물을 중남미 최초로 전시하기도 했다. K2 플랫폼 기반의 구난전차, 장애물 개척 전차, 교량전차 등도 선보였다. 또 K2뿐만 아니라 K808을 기반으로 제작한 페루형 차륜형장갑차 모형을 전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페루형 차륜형장갑차는 산악지대·열대우림 등 페루의 지형 특성을 고려해 하부 방호력을 강화했다.



우리 정부 역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방위사업청장은 체결식 전후로 헤리 대통령, 페체 국방장관 등을 잇따라 면담하며 이행계역 체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역시 "향후 이행계약 체결까지 우리 정부는 긴밀하게 협의하고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번 기본계약을 통한 지상 장비 수출 규모는 중남미 지역 방산 수출 중 최대 규모다. 이행계약까지 성공적으로 체결되면 K2 전차가 유럽을 넘어 중남미 지역에 최초로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또 지난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계약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페루가 전력 보강과 함께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K-방산을 선택한 만큼,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산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2 전차는 독자기술로 개발된 우리 군의 주력 전차로, 첨단 전투 성능과 기동성, 화력 등에서 세계적인 전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08년 튀르키예에 기술 수출을 했으며, 2022년에는 폴란드에 완성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유연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성능 강화 등 수요처의 요구사항에 빠르고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각국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로도 꼽힌다.

K808 장갑차는 앞서 지난해 페루 육군조병창과 30대(약 6000만 달러) 규모로 수출 계약이 체결되며 먼저 중남미 진출을 달성한 바 있다. K808은 우리 군의 제식 차륜형장갑차로, 우수한 기동성을 기반으로 들판이 넓은 지대에서도 신속한 병력 수송이 가능한 보병 전투용 장갑차다. 2003년 개발이 시작된 현대로템의 차륜형장갑차는 지금까지 500대 이상 우리 군에 인도됐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