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상승했다. 두 달 연속 플러스 행진이다. 중국 당국이 과잉생산을 억제하며 저가 경쟁이 줄어든 덕에 3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년 넘게 마이너스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8월(-0.4%)과 9월(-0.3%)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10월에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이 포함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어 지난달에도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들어맞는 것이다. 지난달 수치는 2023년 3월(1.0%) 이후 가장 높았다.
국가통계국은 CPI 상승을 식품 가격이 플러스로 전환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식품 가격은 10월 2.9% 하락했으나 11월에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신선채소 가격이 14.5%, 신선과일 가격은 0.7% 올랐다. 소고기·양고기 가격도 각각 6.2%, 3.7% 뛰었다. 반면 돼지고기(-15.0%), 달걀(-12.5%), 육류(-6.6%), 곡물(-0.4%) 등은 하락세를 유지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1.2% 오르며 3개월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국제 금값 폭등의 여파 등으로 디플레이션 압박이 이번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 안팎으로 제시했으나 여전히 0%대에 머물러 있다.
11월 중국의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하며 전월(-2.1%)과 시장 전망치(-2.0%)에 못 미쳤다. 중국 PPI는 2022년 10월부터 3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5.0%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도 4.5%로 전망하면서 기존 추정 대비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