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우리 기술로 비만치료 실마리…국가R&D 최우수 성과

GLP-1 규명, K9 자주포 국산화 등 12건

최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및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최형진 교수최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및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최형진 교수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한 국내 연구성과가 국가 연구개발(R&D) 최우수 성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올해 국가R&D 최우수 성과 12건을 포함한 우수 성과 100선을 발표했다. 우선 최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및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식욕억제제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성과가 12건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GLP-1 호르몬이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음식 인지만으로 배부름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위고비를 뛰어넘는 GLP-1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또다른 최우수 성과로 이효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반응동역학연구단장 연구팀은 기체상 분자 이온의 생성 순간부터 원자 구조 변화를 세계 최초로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하고 양이온이 형성된 후 3.6피코초(1조 분의 1초) 동안 구조 변화가 없는 ‘암흑 상태’를 발견했다. 이전 연구들이 다루지 못했던 이온 구조 동역학 분야의 새 지평을 열어 우주화학 등 다양한 학술 분야에 중대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모트전이 멤리스터의 열적 동역학 활용 고차원 인공 뉴런 및 시공간적 컴퓨팅 시스템 개발’은 모트전이 반도체를 활용해 열 저장 및 열 전달 기능을 최적화해 열을 이용하는 컴퓨팅을 구현한 성과다. 모트전이 반도체는 온도나 전압 등 특정 조건에서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또는 그 반대로 특성이 급격하게 변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다. 기존의 버려지던 열을 컴퓨팅에 활용해 디지털 프로세서보다 100만 분의 1 수준의 에너지만으로 경로 찾기 등 최적화 문제를 풀 수 있어 컴퓨팅 성능향상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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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자주포 엔진 국산화도 최우수 성과에 들었다. STX엔진의 ‘K9자주포에 탑재되는 1,000마력급 엔진 개발 및 사업화’는 외산에 의존한 기존 K9 자주포 엔진 및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K9 자주포 해외 수출의 걸림돌이었던 수출승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집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기여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B-101, 1.7조원 글로벌 기술수출 달성’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했다.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 및 중국 화동제약에 총 1조 7000억 원 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경쟁약물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국가 바이오 산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의 기억의 단위인 시냅스의 형성과 변화를 살아있는 동물의 뇌에서 실시간으로 관찰 및 분석 영상기술 개발, 에이치투의 세계 최고 수준의 출력밀도를 갖는 저비용 고출력 밀도의 바나듐 흐름전지용 스택 기술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세계 최초 200Gbps(초당 기가비트)급 6세대 이동통신(6G) 무선전송기술 시연 성공 및 6G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세계 최초 사람처럼 촉각을 느끼는 ‘유연 압력센서’ 기반 전방위 촉각감지 로봇핸드 사업화 등도 12건에 포함됐다.

이번 우수성과는 산학연 전문가 105명으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 평가와 대국민 공개 검증을 거쳐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우수 성과 100선으로 선정된 과제에 대해 3년 간 13억 원 규모로 고도화와 사업화 등 후속 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대학, 연구소, 기업 등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일궈낸 선도적인 연구성과”라며 “선정된 우수한 성과가 산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과제 지원 확대 등을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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