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업비트 점유율 50%대로 뚝…가상화폐 거래소 지각변동 [디센터]

해킹 여파로 거래 위축·상장 공백 장기화

빗썸 34.4%·코인원 4.8%로 격차 축소

서울 서초구 두나무가 위치한 건물의 업비트 로고 모습. 연합뉴스서울 서초구 두나무가 위치한 건물의 업비트 로고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독주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한 달 새 10%포인트 이상 하락해 50%대로 내려앉았고 빗썸과 코인원 등 경쟁 거래소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24일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으로 집계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가 약 59.7%로 나타났다. 한 달 전 70%에 육박했던 점유율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눈에 띄는 하락이다. 같은 기간 빗썸은 34.4%까지 치고 올라오며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25%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점유율 하락을 지난달 27일 발생한 445억 원 규모 해킹 사고의 여파로 보고 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안 점검 차원의 거래소 입출금 제한 조치가 이어지며 거래 수요 일부가 경쟁 거래소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해킹 이후 업비트가 약 3주간 신규 상장을 전면 중단한 점도 점유율 하락을 가속화 했다. 10월까지만 해도 매달 10건 안팎으로 이뤄졌던 신규 상장 건수는 해킹 이후 한 달 가까이 1건에 그쳤다. 신규 상장은 상장 직후 단타·차익 거래 수요가 집중되며 거래소 전체 거래대금을 크게 끌어올리는 만큼 장기간의 상장 공백이 거래대금 감소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신규 상장할 경우 거래소 지갑으로 해당 가상화폐를 이동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거래소가 공격 타깃이 된 상황에서는 이 같은 지갑 이동 자체가 또 다른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직후 신규 상장을 이어갈 경우 외부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다’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상장을 자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비트의 점유율 하락과 맞물려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코인원의 점유율은 이날 기준 약 4.8%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이달 들어 5% 안팎까지 확대된 것이다. 해킹 사고 이후 업비트를 이탈한 투자자들이 올 10월부터 신규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 중인 코인원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업비트 거래 수요가 중소 거래소로 분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업비트의 보안 신뢰 회복과 신규 상장 재개 여부에 따라 점유율 흐름은 다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비트 점유율 50%대로 뚝…가상화폐 거래소 지각변동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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