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검법’을 둘러싸고 야권 공조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개혁신당과 통일교 특검 추천권 문제를 고리로 민주당을 함께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당원게시판(당게) 사건’ 등으로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봉합에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이번 주 안에 민주당에서 중립적 기관에서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특검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이런 발언은 국민의힘과 함께 특검법 공동 발의에 나선 개혁신당이 메시지를 낸 직후 나오면서 힘을 더했다. 개혁신당은 논평을 통해 “통일교 게이트 특검은 제3자 추천으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함께 통일교 게이트 특검 관철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개혁신당은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연루된 만큼 개혁신당 등 제3당의 추천 방식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국민의힘과의 입법 공조 과정에서 정치권 밖 ‘제3자’ 추천을 담은 안을 전격 수용했다.
한 전 대표와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통일교 특검 도입을 두고 당 지도부와 보폭을 맞추고 있는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워 갈등 봉합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노고 많으셨다.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고 적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동지가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자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며 “장 대표가 함께 손을 잡고 같이 미래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먼저 손을 내민 만큼 장 대표가 이에 화답해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날 한 전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와 관련해 “필리버스터의 절박함, 그리고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통일교 특검을 통한 정국 전환 시도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보다 확실한 통합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장 대표의 더욱 강한 통합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강성 지지층을 넘어야지만 특검법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