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IN 사회일반

2026년, 핀테크·디지털자산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며 [유정한 변호사의 금융규제 포커스]

유정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을 돌아보면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의 흐름이 여럿 있었다. 우선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었다. 소위 ‘티메프 사태’가 촉발시킨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 규제 개선 논의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법에 따라 PG업자의 정산자금 보호장치 도입, 대규모 PG업 영위에 필요한 자본금 요건 강화 등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PG의 정의조항을 정비해서 다른 주된 사업에 부수하여 내부 정산을 수행하는 e-커머스 플랫폼, 백화점, 프랜차이즈 본사 등을 전자금융업 등록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디지털자산 법제화 논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작년 6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되었고, 국회에서 주도하는 법제화 논의에 업계와 규제당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의견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조각투자상품이 제도권으로 진입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그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非)금전신탁 수익증권 형식의 조각투자상품 발행·유통플랫폼 운영을 위한 투자중개업 인가가 신설되면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대체투자상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토큰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근거를 마련하는 취지의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지만 쟁점법안들에 대한 여야 대립이 필리버스터로 이어지면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토큰증권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3년 전인 2023년 초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한 이후 제도권 금융회사들도 적지 않은 리소스를 투입해 가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해 왔는데, 법제화가 수년간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다. 작년에는 업계와 당국 간 여러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연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올해 상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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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발의되어 있는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은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이어서 추진되고 있는 2단계 입법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핀테크·디지털자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이 제도권에 완결적으로 편입되면, 업계의 오랜 숙원인 소위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의 결합 금지)’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추진되고 있는 빅테크기업과 디지털자산거래소의 합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이를 매개로 하는 해외송금업이나 PG업에 대한 업계 수요도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외국환거래법과 전자금융거래법 규제를 정비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금가분리 규제 완화 문제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새해를 맞아 국회와 규제당국, 업계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제도화를 위한 접점을 찾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핀테크·디지털자산 생태계가 한층 고도화·활성화되는 2026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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