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헬스

"우리 아이 '엉덩이 모양' 의심해 보세요"…ADHD·자폐 장애 신호라는 '이 자세' [헬시타임]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아이의 걸음걸이나 엉덩이 모양처럼 사소해 보이는 신체 특징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체형 문제’라기보다, 자세와 보행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차이가 신경발달 특성과 맞물려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 ‘오리 엉덩이’처럼 보이는 이유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이 지난 10여 년간 발표된 보행·운동학 연구를 종합한 결과, 일부 ASD·ADHD 아동에게서 골반이 정상보다 앞으로 기울어지는 ‘골반 전방경사’가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이로 인해 실제 엉덩이 크기와 무관하게 뒤쪽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른바 ‘오리 엉덩이’ 자세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은 보행 시 골반이 또래보다 평균 약 5도, ADHD 아동은 약 4.5도 더 앞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10세 이전 아동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 보행 분석으로 드러난 ‘움직임의 차이’

이탈리아 국립 과학·입원·보건 연구소(IRCCS)이탈리아 국립 과학·입원·보건 연구소(IRCCS)


이탈리아 국립 과학·입원·보건 연구소(IRCCS) 연구진은 가상현실(VR) 환경이 결합된 트레드밀 위에서 아동의 보행을 3차원(3D) 동작 분석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자폐 아동은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골반이 과도하게 앞으로 기울어졌고, 고관절에서 허벅지가 더 많이 굽혀졌으며, 발목의 가동 범위는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었다.

관련기사



연구진은 이러한 보행 패턴이 자폐 증상의 중증도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즉, 사회성·의사소통 어려움이 클수록 보행의 비대칭성과 불안정성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 왜 이런 변화가 생길까

전문가들은 원인을 ‘근육과 뇌의 협응 문제’에서 찾는다. 자폐 아동에게 흔한 발끝 보행, 특정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습관, 감각 과민 반응 등은 고관절 굴곡근을 짧고 긴장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 몸의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와 무릎, 발목에서 보상 동작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운동 조절과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와 기저핵은 자폐와 ADHD 아동에서 비정형적 발달이 보고된 대표적인 뇌 영역이다. 이러한 신경학적 특성이 근육 사용 방식과 자세 안정성에 영향을 미쳐 보행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ADHD에서도 유사한 패턴

ADHD 아동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본 연구진이 9~10세 남아를 대상으로 보행을 분석한 결과, ADHD 아동은 골반 전방경사가 더 뚜렷했고 보행 속도도 상대적으로 빨랐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징이 과잉행동성과 충동성 지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자폐와 ADHD는 함께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에 따라 두 질환의 동반 비율은 50~7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며, 주의력 문제·감각 처리 차이·운동 조절의 어려움 등 공통된 특성이 움직임에서도 겹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들은 골반 각도나 엉덩이 모양이 ASD·ADHD의 원인이거나 단독 진단 지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만 신경발달 특성이 신체 움직임에 반영돼 나타나는 ‘부수적 신호’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러한 자세 이상을 조기에 인지할 경우 스트레칭·근력 강화·물리치료 등 비침습적 중재를 통해 허리와 고관절,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균형 능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김여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