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인 찾아주려다 '흠칫'…태블릿에 빼곡히 적힌 마약 유통 계획, 무슨 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분실한 태블릿 PC 하나가 대규모 마약 유통 조직을 무너뜨리는 단초가 됐다. 마약류 유통 정황이 담긴 태블릿 PC를 잃어버린 20대 밀반입책 두 명이 나란히 중형을 확정받고 교도소로 향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29)와 B씨(29)의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2024년 9월 7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해 약 3억 9000만 원 상당의 케타민 6㎏을 전달받은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에 앞서 같은 해 9월 1일에도 홀로 출국해 1억 9500만 원 상당의 케타민 6㎏을 들여온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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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결과 두 사람은 온라인 구직 과정에서 알게 된 사이로 나이와 성장 지역이 같다는 공통점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며칠간 유럽에 다녀와 약을 가져오면 4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는 모두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은 뜻밖의 계기로 드러났다. A씨가 춘천역에서 태블릿 PC를 분실했고 이를 습득한 역무원이 주인을 찾기 위해 기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채·도박 관련 메시지를 발견했다. 이어 태블릿에 남아 있던 텔레그램 대화에서 마약류 유통 계획이 상세히 드러났다.

역무원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고 두 사람은 같은 달 11일 입국 현장에서 체포됐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분실된 태블릿에서 확보한 증거는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1·2심 재판부는 모두 적법한 증거 수집이라고 판단했다. 설령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형사사건에서의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이 우선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이번 사건은 추가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강원경찰청은 두 사람 검거 이후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마약류가 지속 유통되는 정황을 포착했고 수사를 확대해 마약 유통 일당 22명과 투약자 26명 등 총 48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유통책 18명은 구속됐으며 투약자들은 불구속 송치됐다.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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