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대량생산에 착수한다. 몸이 마비된 환자도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제어하며 한계를 극복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CI가 생물학적 제약을 넘어서는 인지 능력 확장까지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BCI 개발에 뛰어들며 개발 전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뉴럴링크가 올해 새해부터 BCI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BCI는 신체가 마비된 환자가 생각만으로 PC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다. 뉴럴링크는 BCI 칩 ‘텔레파시’를 개발하고 있다. 뇌에 이식된 머리카락의 20분의 1 굵기인 초미세 전극이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며 기계와 연결되는 것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고 2024년부터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BCI 이식 환자는 일상적인 디지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게시하며 게임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럴링크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이식 환자는 12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지난해 7월 2029년까지 미국 당국으로부터 BCI 대한 규제 승인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를 투자자에게 제시했다. 이 경우 연간 2000건 수술을 시행해 최소 1억 달러(약 1446억 원)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럴링크는 2031년까지 연 매출 10억달러(약 1조 446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럴링크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12억 달러(약 1조 7350억 원) 규모다. 지난해 6월에는 6억 5000만 달러(약 9400억 원) 상당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90억 달러(약 13조 940억 원)를 넘어섰다.
시력 회복·파킨슨병 치료 위한 기술 개발도…인지 능력 확장
시각 장애인의 시력 회복을 돕는 ‘블라인드사이트’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원숭이 대상의 실험을 진행 중이다. 떨림과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딥’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럴링크는 BCI가 마비 환자의 기능 회복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능력을 확장해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인지 감각 능력 확장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인 서동진 박사는 지난해 9월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강연에서 “뉴럴링크의 신호 전송 속도는 척수를 거쳐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보다 10배 이상 빠르다”며 “뉴럴링크의 최종 목표는 전체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전뇌 인터페이스’다. 아이폰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듯 차세대 아이폰은 BCI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챗GPT 아버지도 뛰어들어…달아오르는 개발 경쟁
BCI 시장은 뜨거워지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향후 BCI 시장이 미국에서만 4000억 달러(약 578조 4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싱크론은 대표 BCI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싱크론은 스텐트형 임플란트 ‘스텐트로드’를 목 부위 경정맥에 삽입하고 이를 활용해 뇌파를 읽는 기술을 개발했다. 두개골을 열지 않아도 되는 기술이다. 애플과도 협업해 루게릭병 환자가 생각만으로 아이패드를 작동하도록 했다. 싱크론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투자를 받았다.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는 두개골의 좁은 틈을 통해 웨이퍼 두께의 얇은 장치를 삽입해 뇌 표면에 이식하고 있다.
올트먼 CEO도 최근 BCI 개발 스타트업 머지랩스를 설립했다. 이 기업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초음파 기술을 통해 뇌 세포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뇌 신호는 중요한 개인정보인만큼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장기적 안전성도 검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