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와 지멘스의 수장들이 디지털 트윈 설계 혁신 모범 사례로 HD현대를 꼽았다. 두 기업은 선박 설계 시 가상에서 미세 부품을 구현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배를 바다에 띄우는 실험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적 존재를 가상 공간에 옮겨 놓고 각종 실험을 거쳐 최적의 조건을 찾은 뒤 다시 현실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과거에는 선박·자동차를 만드는 대기업들이 공정을 여러 번 수행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디지털 트윈 기술이 도입되면서 가상공간에서 실험을 충분히 거친 뒤 실제 공정을 진행해 시간과 비용은 물론 안전사고까지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의료기기와 인프라를 만들던 지멘스는 디지털 트윈 프로그램인 전자설계자동화(EDA)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EDA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AI 플랫폼인 ‘옴니버스’에 기반한다. 황 CEO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전용 EDA를 설계하면 속도가 100배 더 빨라지고 공간은 100만 배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HD현대를 디지털 트윈 혁신 선례로 꼽으며 극찬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지멘스의 EDA를 도입해 디지털 트윈으로 선박을 설계하고 있다. 황 CEO는 “너트와 볼트까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돼 놀랍다”며 “우리가 협력하는 디지털 트윈 개념의 구현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가 “미래에는 선박을 가상으로 바다에 띄우는 시뮬레이션까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부시 CEO는 “정확하다(Exactly)”며 낙관했다.
지멘스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가 매사추세츠주에 건설 중인 핵융합로 ‘스파크’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스파크는 핵융합을 통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실증로다. 디지털 트윈이 핵융합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밥 뭄가드 CFS CEO는 “이번 협력으로 수년치 실험을 몇 주간의 가상 최적화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