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소비자들이 30구 대란 한 판에 5990원으로 할인 판매에 들어간 계란을 하나둘 집어 카트에 담았다. 매장에서 만난 한 70대 시민은 “오늘은 유독 계란이 싸서 다행”이라며 “계란은 매일 아침 식사에 꼭 필요해 아무리 비싸도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서는 한때 1만 2000원을 웃돌던 노르웨이산 순살 고등어(특대 4편, 800g 기준)도 9900원에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딸기 등 과일도 할인 품목에 포함됐다.
연초부터 계란 등 식료품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정부가 생활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매달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별도로 서민 체감물가는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회의체 운영 계획과 ‘민생물가 관리 강화 및 유통구조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민생 현안을 전담하는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향후 물가·일자리·복지 전반에 대한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늘고 있는 산란계 살처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신선란 224만 개 수입 절차에 즉시 착수해 1월 중 시장에 공급하며 수급 상황에 따라 계란 납품 단가 인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필요 시 계란 납품 단가 인하도 추진할 방침이다. 육계 부화용 유정란(육용 종란)도 700만 개 이상 수입해 닭고기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을 통해 수입되는 계란은 미국산을 중심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수입해 이달부터 판매를 희망하는 대형마트와 식재료 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2024년 1월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미국산 계란 112만 개를 수입한 바 있다. 이달 6일 기준 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가격이 7041원을 기록해 7000원을 넘겼다. 1월 평균 가격은 현재까지 7074원으로 1년 전(6386원)에 비해 10.7% 높아졌다.
고등어 가격도 오름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산 고등어 한 손(2마리)의 소매가격은 평균 1만 363원으로 전달에 비해 500원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000원 상승해 28.8% 뛰었다. 연초부터 밥상물가가 치솟자 정부도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수입 물량이 들어오면 계란값 오름세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수급 상황을 보며 추가 수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입란은 수출국의 위생 검사를 거친 뒤 국내에서 서류, 현물, 정밀 검사 등 위생 검사를 실시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통관된다. 이후에도 식용란 선별 포장 업체를 통해 물 세척과 소독을 거친 후 시중에 유통된다.
최근 인상세는 올겨울 전국적인 AI 확산으로 인해 산란계 살처분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살처분된 산란계는 이날 기준 432만 마리에 달한다. 통상 살처분 마릿수가 400만 마리를 넘기면 계란값 인상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2025~2026년 동절기에 유행하고 있는 AI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예년보다 10배 이상 높아 산란계 농장에서 추가 발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겨울 고병원성 AI는 전날 기준 가금 농장에서 33건, 야생 조류에서 23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겨울철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3가지 유형의 바이러스 혈청형(H5N1·H5N6·H5N9)이 동시에 검출된 상태다.
계란 외에도 최근 가격이 오른 고등어는 이달 8일부터 25일까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최대 60% 할인하는 행사를 추진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19개 오프라인 업체가 이번 ‘대한민국 수산대전-고등어 특별할인전’에 참여한다. 소비자들은 행사 기간 1인당 1만 원 한도 내에서 30~60% 할인된 가격에 고등어를 구매할 수 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국비로 30% 할인을 지원하고 대형마트별 자체 매칭 할인(0~30%)까지 더하면 최대 60%의 할인율이 나오는 구조”라며 “이번 행사 외에도 이달부터 정부 비축 고등어 2000여 톤을 최소 30% 이상 할인 방출해 가격 안정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고등어 수입처 비중은 노르웨이(77%)에 집중돼 있고 중국(12.9%), 영국(3.9%), 네덜란드(2.6%), 칠레(0.3%) 등이 뒤를 잇는다. 수산물 비축 물량 방출 시 즉시 판매가 가능하도록 가공품 형태의 방출도 늘린다. 구 부총리는 “농수산물에 이어 유통 효율화 및 경쟁 촉진 방안 등을 담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도 다음 주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