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0원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한국산업은행이 올해 외화채 발행 등을 통해 9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이 같은 자금 조달 계획을 포함한 업무 계획을 확정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달러채 발행 등을 통해 94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지난해 목표인 88억 달러보다 6.8% 늘어난 규모다. 전년 발행 실적 대비로는 4% 줄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약 3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를 정부·국제기구·기관(SSA)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2024년 한국 기관 중 처음으로 SSA 시장에서 외화채를 발행한 뒤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이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4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수은은 이날 변동금리 3년 5억 달러, 고정금리 3년 12억 5000만 달러, 5년 12억 5000만 달러, 10년 5억 달러 등 총 35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올 들어 국내 금융권 중 처음으로 한국물을 발행한 것인데 수은은 2022년부터는 매해 첫 한국물 발행을 성사시키며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해오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외화채 발행 등을 통해 연간 13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 역시 올해 첫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우 각각 26일, 27일에 5억 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만기가 도래한다. 두 은행은 시장 상황을 검토한 뒤 차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 만기가 다음 달 1일 돌아오는데 이에 맞춰 차환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외화채 발행 규모가 갈수록 더 늘 수 있다는 얘기가 새어 나온다. 정부가 정책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책은행의 자금 공급 규모를 매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미 투자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국책은행의 우수한 해외 채권 발행 역량을 동원할 가능성 또한 있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언제든 외화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향후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국책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 역시 “원·달러 환율이 고공 비행 중이어서 외화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