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 지출을 줄이면서 여유자금은 늘었지만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8조 원으로 전 분기보다 확대됐다. 소득이 지출을 웃돌면서 여유자금이 늘어난 결과다. 순운용은 소득에서 소비·투자를 제외하고 남은 여유자금(흑자)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순운용 규모 확대는 가계 여유자금이 늘었음을 뜻하지만 지출 억제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가계소득 증가율은 7.4%(전기 대비)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가계지출 증가율은 3.2%에 그쳤다. 자금의 흐름은 소비가 아닌 금융자산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금순환 통계상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78조 8000억원으로 전 분기(76조 900억원)보다 늘었다. 반면 자금조달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하며 전반적으로 차입을 줄이고 운용을 늘리는 기조가 이어졌다.
가계는 3분기 중 국내 주식을 11조 9000억 원 순매도하며 통계 편제 이후 최대 폭으로 주식 비중을 줄였지만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한 투자펀드 지분은 23조 9000억 원 증가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의 소비 여력보다는 지출 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3분기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3%로 전 분기보다 0.4%포인트 낮아지며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