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스톡커] 300년 덴마크 땅, 30분이면 미군 점령한다는데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13>

트럼프, 연일 "안보에 필요"…희토류, 러 견제 요충지

마두로 축출 뒤 야욕 더 노골화…덴마크·EU '초긴장'

헛소리인 줄 알았지만…美 "무력 사용도 배제 안 해"

미군, 500명으로 30분 안에 점령…'독립 공작' 우선

석유·가스도 풍부…국방비 증액에 한미 방산주 '들썩'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1991년생인 그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그린란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로이터연합뉴스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1991년생인 그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그린란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들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야욕을 한층 더 노골화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단번에 제압한 기세를 몰아 이른바 ‘돈로(도널드 트럼프와 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의 다음 표적지를 그린란드로 옮긴 모양새다. 지난달 5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가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민을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잘 통치되게 하려 한다”는 목적을 내건 뒤부터는 더욱더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 브라질·온두라스에 대한 노골적인 내정 개입, 파나마 운하 운영권 회수 등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둘러싼 패권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그린란드 병합 문제는 인접한 캐나다를 겨냥한 전략과도 맞닿아 있어 서방 세계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중국·러시아 선박 운항에 따른 안보 위협이라는 명분 뒤에 자원 확보라는 실리가 숨어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중국이 무역 전쟁 과정에서 전략 무기화한 희토류까지 매장돼 있어 미국에 그 필요성이 더 커진 것으로 진단된다. 올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외 성과를 앞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주민들을 구슬려 미국 쪽으로 독립시키거나 덴마크를 위협해 돈으로 땅을 구매하는 방법을 우선 시도한 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군사적 수단까지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긴장이 점점 고조되면서 록히드마틴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한국의 방산주 주가도 당분간 변동성이 커지게 됐다.


트럼프 연일 “그린란드, 국가 안보 위해 필요”…희토류, 러시아 견제 등 요충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돌연 ‘그린란드 특사’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같은 달 22일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군함 건조 계획을 발표한 뒤 취재진에게 그린란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광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해안을 위아래로 훑어보면 러시아와 중국 배들이 도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경과 나라의 주권은 국제법에 근거한다”며 “국제 안보를 논할지라도 다른 나라를 병합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내비친 것은 지난해 재집권 초부터 줄기차게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0일에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기를 원하는 이유로 안보 문제를 들면서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그린란드 주변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월 20일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파나마 운하도 반환 받아야 하고 그린란드도 지켜보고 있다”고 윽박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4일 워싱턴DC 미국 연방의회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국제적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정말로 필요하다”며 “한 가지 방법,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 그린란드를 가져와 안전하게,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13일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린란드를 임기 내에 반드시 병합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린란드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로 지난해 3월 열린 총선거에서도 독립의 속도 조절을 공약한 야당 데모크로티트가 득표율 29.9%를 기록해 집권 연합 세력을 누르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탐내는 것은 이 지역에 희토류 등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극동과도 마주하고 있어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성격도 있다.

그린란드의 선주민은 알래스카에서 북부로 이주한 이누이트인들의 조상 툴레인과 북유럽에서 남서부로 이동한 바이킹이다. 이후 1721년 노르웨이 선교사 한스 에데게가 선교 활동을 위해 그린란드를 찾은 뒤 이 땅을 식민지로 삼았다. 당시는 노르웨이가 덴마크·노르웨이 연합 왕국 형태로 존재했을 때다. 그린란드는 이후 1814년 킬 조약으로 두 나라 간 연합이 해체되면서 덴마크의 소유로 남게 됐다. 덴마크는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를 안았고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양도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덴마크가 독일에 점령당하자 미군이 기지를 구축해 그린란드를 보호했다. 1953년 그린란드는 식민지가 아닌 덴마크의 정식 주(州)로 편입됐고, 2009년에는 사법·경찰·천연자원에 대한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덴마크는 현재 그린란드에 대한 외교·국방만 담당하고 있다. 그린란드 주민은 현재 약 5만 7000명이다. 덴마크가 나토 회원국이라서 나토의 보호도 받고 있다.

‘마두로 축출’ 뒤 더 노골화된 야욕…덴마크 ‘발끈’


그린란드의 주택들. AP연합뉴스그린란드의 주택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은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한층 더 강경해졌다. 이달 4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보수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는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생포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성조기로 된 그린란드 지도를 올리고 ‘곧(SOON)’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아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미국 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그린란드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방위를 위해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도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그린란드 도처가 러시아, 중국 선박으로 뒤덮여 있고 덴마크는 이를 감당할 수 없으니 유럽연합(EU)은 우리가 그린란드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또 주장했다. 밀러 부비서실장도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태초부터 세계는 힘과 권력에 의해 움직인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영토로 편입하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이에 덴마크는 즉각 반발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4일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보도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야 한다”며 “역사적 동맹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예스퍼 묄러 주미 덴마크 대사도 밀러의 X 게시물을 공유하며 “우리는 긴밀한 동맹국으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의 안보는 곧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안보이고 덴마크와 미국은 북극 지역의 안보를 확고히 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묄러 대사는 또 덴마크가 지난해에 국방비 지출을 늘려 137억 달러(약 19조 8000억 원)를 썼다며 “공동 안보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기에 이 예산은 북극과 북대서양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랜드리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할 때에도 불쾌감을 드러내며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제러미 보언 BBC 국제부장은 4일 칼럼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군사 작전은 1단계에 불과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합병 희망 발언 이후 그린란드와 덴마크가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는 덴마크뿐 아니라 북유럽 국가 전체가 반대 의견을 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5일 X에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필수불가결한 일부”라며 “덴마크와 전면적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관한 사안을 결정할 권리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만이 가진다”고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대신해 누구도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린란드의 닐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더 이상의 압박도, 암시도, 병합 환상도 안 된다”며 “이제 그만하라”고 반발했다.


무력 사용도 배제 않는 미국…‘헛소리’인 줄 알았던 유럽, 다급히 “반대”


관련기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 연대 ‘의지의 연합’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 연대 ‘의지의 연합’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엉뚱한 큰소리 정도로 치부했던 유럽도 그 구상이 점점 구체화되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덴마크 등 7개국은 6일 공동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와 연대하겠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주민들의 것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7개국은 또 “나토는 북극권이 우선순위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유럽 동맹국들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와 많은 다른 동맹국은 북극권의 안전과 적대 세력 억제를 위해 주둔군, 활동,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 연대인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마친 뒤 미국 대표단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주권 아래 있는 영토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공개된 프랑스2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덴마크의 주권을 침해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7일 “그린란드 주민들은 EU의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받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백악관은 그럼에도 6일 로이터통신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위해 미군도 활용할 수 있다”고 재차 위협했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 과제이고 북극 지역에서 우리의 적들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이 가진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외교를 전담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군사 개입설에 일단 거리를 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루비오 장관이 5일 미국 의회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최근의 위협적인 발언들이 당장 침공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7일 자국 라디오에 출연해 6일 루비오 장관과 통화했다며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안은 배제해도 된다고 밝혔다.

6일 폴리티코 유럽판은 미국이 영향력 공작 등을 통해 그린란드를 덴마크에서 독립시킨 뒤 마셜 제도, 팔라우 등 태평양 도서국과 맺은 방식의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COFA 협정을 맺으면 미국은 그린란드에 필수 공공 서비스와 안보·자유무역을 보장해야 한다. 그 대신 미군이 제약 없이 그린란드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린란드가 덴마크에서 독립하려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여론 조사에서는 그린란드 주민 56%가 독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해 3월 그린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린란드 주민은 자기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독립을 부추긴 바 있다. 밴스 부통령은 “지구상에서 그린란드 주민들의 주권과 안보를 존중해 줄 수 있는 국가는 오직 미국뿐”이라고 말했다.

미군, 마음만 먹으면 500명으로도 30분 안에 점령…국방 예산 대폭 증액에 방산주 ‘들썩’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그는 7일(현지 시간) 다음주에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덴마크를 만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그는 7일(현지 시간) 다음주에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덴마크를 만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문제는 그린란드 주민 대다수가 미국의 점령 또한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 덴마크 언론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주민의 85%는 그린란드가 미국의 영토가 되는 안에 반대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카드를 활용해 유럽에서 그린란드 영유권을 양보받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유럽 입장에서는 그린란드 주민들을 자발적으로 미국에 편입되게 해 러시아를 상대로 더 확실한 안전보장 방안을 받아내는 방안이다. 군가 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그린란드에 주둔한 미군 500명 만으로도 30분 안에 영토를 장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분만 부족할 뿐이다.

7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거나 무력으로 병합하지 않더라도 이미 원하는 것을 대부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85년 전 미국이 덴마크와 체결한 방위협정 때문에 미군이 지금도 그린란드에서 광범위하게 군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때 덴마크가 나치 독일에 점령되자 미국 주재 덴마크 대사가 본국과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미국과 서명한 협정이다. 이 협정으로 미군은 그린란드에서 독일군을 내쫓고 활주로와 기지 등 군사시설을 건설했다. 협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유효한 상태다. 중대한 군사적 변화가 예상될 경우 미국이 덴마크·그린란드와 먼저 협의하도록 2004년 한 차례 개정됐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 역시 형식적인 조항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와 관련해 7일 워싱턴DC 의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주에 덴마크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다급하게 긴급 회담을 요청하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구매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애초부터 늘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도 그렇게 말했기에 새로운 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나는 대통령이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항상 말했다”면서도 “그린란드에 관해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 그렇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아가 “만약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식별한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할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항상 (무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기를 선호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서는 실패해서 군사적 방식을 활용했다”고 부연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내년도 국방 예산을 50% 이상 더 늘린 1조 5000억 달러(약 2176조 원)로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미국 연방 상·하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명한 2026년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NDAA)의 국방 예산이 9010억 달러(약 1307조 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이상을 더 늘리는 구상이다. 그린란드 병합 의지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신호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대외 정책에 당분간 적대 세력은 물론 전통 우방 국가들도 불안에 떨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도 기습 작전 직전까지 해상 봉쇄 등 경제 제재만 가하겠다고 했던 게 트럼프 행정부인 까닭이다. 관세, 마두로 대통령 체포 등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공언한 각종 대외 정책을 무리해서라도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어떤 군사적 방안을 꺼내들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만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대국이 아닌 국가에 대해서는 우호 관계와 무관하게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더욱이 올해에는 중간선거까지 겹쳐 있어 그전까지 미군이 돌발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과 한국 증시의 방산주만 한동안 들썩이게 됐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