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中日갈등 불똥 우려…유연한 실용외교 절실"

[中日에 낀 韓, 외교 해법은]

전문가들 "줄타기 외교만으론 한계"

양국 갈등 장기화 대비 역할 재정립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 등 병행 필요

靑 "주요 외신, 국익중심 외교 인정"

뉴스1뉴스1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의 일본을 향한 ‘전랑 외교’와 일본의 ‘공세 외교’ 간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유연한 외교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은 조만간 일본을 방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외신의 평가를 전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가 진영 중심이 아닌 국익 중심의 외교라는 점을 국제사회가 인정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일보는 양 정상 간 만남은 역내 평화 안정의 호재,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미국·일본을 배려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고 논평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중 회담에서 대체로 중립적 태도를 유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거나 “한중은 80여 년 전 일본 군국주의에 함께 맞선 사이” 등 양자 선택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지만 이 대통령은 “각국의 핵심 이익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다툼에 끼어들면 양쪽에서 미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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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해 각각 한 차례씩 열린 한일·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신뢰 회복에 주력하면서 정치·안보 사안과 실질적인 경제·산업·문화 교류를 분리하는 ‘투트랙 실용 외교’ 노선을 구체화한 바 있다.

그러나 중일 갈등이 고조될수록 이 같은 줄타기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일 갈등의 불똥이 우리에게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한국이 이에 반발한다면 중국의 편에 선 것처럼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예상과 달리 한일 과거사 문제에 신중한 입장으로 전향했지만 지난해 12월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돌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경우 한일 간 신뢰에 금이 가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서해 구조물 문제나 한국 내 반중 정서 등이 심화돼 한중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경우 중국의 전랑 외교가 한국을 겨냥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국이 일본에 대해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령을 내린 것이 경고일 수 있다”면서 “그러한 조치가 한중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중국의 전랑 외교와 일본의 공세 외교가 맞붙는 가운데 한국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위원은 “당장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민간 차원의 한중일 협력도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한국이 중일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이재명 정부가 아직까지는 갈등에 정면으로 대처하기보다 회피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정상외교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면 이제는 다음 스텝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주희 기자·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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