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핵심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영등포역·용산역 일대 등 쪽방촌 개발을 재추진한다. 서울 도심의 교통 요지에 자리한 쪽방촌을 개발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공급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개발 목표 아래 쪽방촌 일대의 토지 소유주 설득에 나섰고,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이달 공급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서울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공급 주택 가구 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아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을 변경했다. 총 9849㎡ 부지에 용적률 800%를 적용해 주상복합시설을 건설하는 게 골자다. 변경된 지구계획에 따르면 쪽방촌 개발을 통해 들어서는 주상복합시설의 공급 가구 수가 기존 782가구에서 797가구로 소폭 증가했다. 사업성 개선과 가구 수 증가를 위해 기존 계획됐던 사회복지 시설은 계획에서 삭제했다. 유형별로 보면 총 797가구 중 임대 물량은 461가구다. 임대 461가구 중 기존 쪽방촌 거주민들을 위해 370가구가 배정된다. 분양 물량은 총 336가구로 공공분양이 193가구, 일반 분양이 139가구로 책정됐다. 입주 시기는 2030년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영등포 쪽방촌은 공공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의 자발적 개발 의지 부족으로 지역 개발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었다"며 “보다 적극적인 공공의 관여를 통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척시키겠다”고 말했다.
용산 동자동 쪽방촌의 공공주택지구 지정도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자동 쪽방촌은 영등포 쪽방촌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개발 계획을 2021년 밝혔지만 5년 가까이 지구지정도 못 한 상황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는 동자동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임대주택 1250가구와 분양주택 200가구 등 공공주택 1450가구, 민간분양 960가구를 포함한 총 241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자동 쪽방촌은 서울역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약 4만 7000㎡ 규모로 교통 여건이 뛰어나 ‘노른자 땅’으로 불린 만큼 정부의 개발 소식에 많은 관심을 끈 바 있다
서울 핵심지역으로 손꼽히지만, 용산 동자동 일대가 지구 지정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은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 때문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개발 이후 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민간 개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분양권 제공 등 다양한 설득 방안을 제시해 전향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개발한다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며 “토지 소유주 일부가 개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지만 지구지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현금청산 대신 분양권 제공 등 다양한 설득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공개발의 성격을 지닌 도심복합개발사업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사업은 토지 소유주들이 용적률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일반적인 공공재개발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지 소유주 일부가 도심복합개발사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외 대전에서도 쪽방촌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역 쪽방촌은 2만 6661㎡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700가구와 공공·민간 분양주택 700가구 등 총 1400가구를 공급하는 게 골자다. 2020년부터 추진됐으나 반발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최근 보상 절차에 합의해 2032년 입주를 목표로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 영등포역·용산역 일대 쪽방촌 토지 소유주와 합의에 도달하면 이달 주택공급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추가 공급대책과 관련해 “특별한 지역이 있다기보다는 가능한 요소요소에 양질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내 대규모로 공급할 부지가 부족한 만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쪽방촌 부지를 포함 해 가용 가능 부지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토지 소유주와 갈등 요인을 해소했다면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