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美 성장률 4년째 韓 앞서…‘친기업’ 없이는 재역전 어렵다

권대영(왼쪽부터) 금융위 부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시장상화점검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권대영(왼쪽부터) 금융위 부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시장상화점검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한국은 그대로 두면서 2023년 시작된 한미 성장률 역전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듯하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지난해 12월 말 제시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반면 한국의 올해 성장 전망은 기존과 같은 2.0%에 그쳤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올 미국 경제는 부진한 고용 여건 등에 따른 소비 둔화에도 투자 확대 지속, 감세 및 금리 인하 효과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도 한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데는 과감한 규제 철폐와 대규모 감세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췄고 2기 행정부에서는 15%로 추가 인하를 예고하며 미국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과감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감세 등 정부의 대대적인 친기업 정책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전기차·로보틱스 등 첨단 미래 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반면 우리나라는 친기업 정책은커녕 되레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친노동 입법만 강화하고 있다. 경제사령탑의 인식도 안이하기 짝이 없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현재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연 3.5~3.75%)가 우리나라(연 2.5%)보다 높은 상황에서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마지노선인 잠재성장률(2.0%) 수준에 턱걸이하는 우리로서는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의 성장 비결을 살피면서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 4년째 지속되는 한미 경제성장률 역전 흐름을 바꾸려면 경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가 입법을 통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예산·금융 등 전방위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혁신과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고 경제도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