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합병 대가? 트럼프, 그린란드 주민에 1억 4000만원 지급 검토[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주민 5.7만 명…최대 8.3조원 예산 소요

85%가 美합병 반대…찬성여론 노린 전략

밴스 "그린란드에 진지…미사일 방어에 중요"

美, 미군 작전 가능한 자유연합협정(COFA)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수련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수련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병합하기 위해 그린란드 주민 1인당 1만달러(1453만 원)~10만달러(1억 4530만원)의 돈을 주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4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정확한 금액과 지급 방식은 불분명하지만 이 같은 내용을 미 정부가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일시불 지급 안건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린란드 주민의 수는 5만 7000명으로 최대 책정 액수인 10만달러를 대입하면 총 57억달러(약 8조 3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북극해에 있는 그린란드는 3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덴마크에 공식 편입됐다. 2009년부터는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유럽 각국은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월 실시된 조사에서 주민들은 대체로 독립에는 찬성했지만 85%는 미국으로의 합병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 정부는 현금을 뿌림으로써 찬성 표를 더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군(軍) 동원 가능성 등 백악관이 그린란드를 병합하기 위해 논의 중인 여러 계획 중 하나"라며 "다만 이는 지나치게 거래적인 접근 방식으로 비춰질 위험이 있고 오랜 기간 덴마크로부터의 독립과 경제적 의존에 대해 논쟁을 벌여온 그린란드 주민들을 모욕하는 행위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연일 그린란드 병합에 진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JD밴스 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유럽이 그린란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뿐만 아니라 세계의 미사일 방어에 정말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 영토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적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백악관은 이날 그린란드와 관련해 검토 중인 사안 중 하나가 '자유연합협정(COFA)'라고 전했다. COFA를 맺으면 미국 정부는 우편 배달 및 군사 보호 등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대가로 미군은 COFA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작전을 실행할 수 있고, 미국과의 무역은 대부분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로이터는 "COFA 협정은 이전에도 독립 국가들과 체결된 바 있고 그린란드가 이를 추진하려면 덴마크로부터 분리돼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 주민들이 독립에 찬성표를 던지거나 독립 투표 후 COFA 협정에 서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시금 지급안이 사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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