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업계가 베트남 중부 지역에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닌투언 2호 사업 수주에 주목하는 것은 이번 사업이 움츠러든 한국형 원전 수출 성과를 이어갈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월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는 대신 체코를 제외한 유럽·일본·미국 등 진출권을 포기하고 네덜란드·슬로베니아·스웨덴 등 원전 수주전에서 잇따라 발을 뺀 바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한국전력공사·한수원 등 ‘팀 코리아’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원전 업계의 평가다. 베트남은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진출 가능한 지역인 데다 베트남 역시 K원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직후 미국·일본·중국 및 체코에 이어 베트남과 다섯 번째로 정상 간 통화를 진행하고 양국 간 원전 분야 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한전은 베트남과의 접점을 넓히며 원전 수주전에 대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8월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개최된 한·베트남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 임석 아래 ‘원전 인력 양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국형 원전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K원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양국 간 원전 건설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원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베트남과 일본이 확실하게 ‘이혼’해야 보폭이 넓어질 수 있었는데 기회가 마련된 듯하다”며 “다만 해외 원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원전 생태계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베트남은 2030년까지 닌투언 1·2사업 공사를 마치고 2031년 이후 전력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의 경우 삼성·애플 등 글로벌 제조 기업의 생산기지가 밀집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기상이변이 겹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7일(현지 시간) 개최한 제4차 닌투언 원전 건설 추진위원회에서 “닌투언 원전 사업은 협력 협상 등 일부 분야에서 더딘 진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도위원회를 매월 개최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낮이 부족하면 밤까지 일하고 휴일도 반납한다는 각오로 사업을 이행하라”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그동안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듯한 메시지를 내왔던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열린 에너지 믹스 관련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시기 탈원전과 원전 해외 수출을 병행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한편으로 궁색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