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비결로 자주 언급되는 간헐적 단식. 방송인 최화정, 가수 이효리와 엄정화, 배우 한고은 등이 실천 중인 식습관으로 알려지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개그우먼 홍현희가 출산 후 간헐적 단식으로 10㎏을 감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지 비결’로까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를 줄이지 않은 채 식사 시간만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은 건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독일 인간영양연구소(DIfE)와 샤리테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의 효과에 대한 기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샤리테 의과대학의 올가 라미히 교수가 이끌었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에 실렸다.
연구진은 섭취 칼로리를 동일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식사 시간만 제한할 경우, 신진대사나 심혈관 건강 지표가 개선되는지를 검증했다. 그동안 간헐적 단식의 건강 효과로 알려진 결과들이 식사 시간 제한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줄어든 칼로리 섭취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크로노패스트(ChronoFast)’ 실험을 설계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오전 8시~오후 4시 식사 △오후 1시~9시 식사 방식으로 각각 2주씩 교차 실험을 진행했다. 두 그룹 모두 총 칼로리와 영양소 섭취량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연구진은 혈액 검사와 혈당 측정, 신체 활동 관찰을 통해 포도당·지방 대사와 염증 지표, 생체 시계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2주간의 실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인슐린 민감성, 혈당, 혈중 지방, 염증 지표 등 주요 대사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식사 시간을 제한했지만, 칼로리를 그대로 유지한 만큼 대사 상태는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다. 라미히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관찰된 건강 개선 효과는 식사 시간을 줄인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섭취 칼로리가 자연스럽게 감소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식사 시간이 생체 시계에는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혈액 세포 분석 결과, 늦은 시간에 식사한 그룹은 이른 시간에 식사한 그룹보다 체내 생체 리듬이 평균 40분가량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실제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도 함께 늦어졌다.
공동 연구자인 베케 페터스는 “식사 시간은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다”며 “언제 먹느냐가 생활 리듬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간헐적 단식만으로 건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핵심은 칼로리 조절이라는 점이다. 라미히 교수는 “체중 감량이나 신진대사 개선을 원한다면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얼마를 먹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