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위대 사망자 속출하는데… 美, 이란 원유에 벌써 군침[글로벌 왓]

美 석유협회 "이란 '안정화' 기여 준비"

정권 교체 시 적극적인 진출 의사 표시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현지 당국이 이들에 대해 무차별 진압에 나서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테헤란 외곽 카리자크 지역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가방들이 길 위에 놓여 있다. AP연합뉴스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현지 당국이 이들에 대해 무차별 진압에 나서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테헤란 외곽 카리자크 지역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가방들이 길 위에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격화하는 반정부 시위로 위기가 심화하는 이란의 원유에 대해 미국의 에너지 업계가 벌써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폴리티코에 따르면 석유 업계의 이익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 마이크 소머스 회장은 이날 "이란 정권이 붕괴한다면 우리 석유 업계는 이란에서 안정화 세력으로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국영 산업인 원유 개발을 통해 정부 재정 수입의 30~50%를 충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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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 세력'이 되겠다는 소머스 회장의 발언은 향후 정권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이란 석유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머스 회장은 이란을 세계에서 여섯 번째 수준의 산유국으로 평가하면서 "생산 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오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석유 산업은 구조적으로 비교적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클리어뷰에너지의 케빈 북 대표는 "이란은 미국이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생산을 늘려왔다"며 "서방의 기술이 결합한다면 잠재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 참여에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던 미국 에너지 업계가 이란 원유에는 사업을 위한 계산기부터 두드리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최대 오일 메이저인 엑슨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투자 불가”라는 입장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가 1500억 달러(약 221조 3000억 원)가 넘는 막대한 부채를 진 만큼, 채권자들이 초기 원유 대금을 압류하는 법적 조처를 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 미국 당국이 이미 제재 대상에 올린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이용해 원유 거래를 할 경우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미국 석유 업계의 주요 투자처인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통제에 강력 반발하는 것도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서는 2주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상당 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당국 관계자는 이번 시위로 약 2000명이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대 734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사망자 규모가 최소 1만 2000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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