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동훈 '당게 사태' 후 첫 사과…엇갈린 평가 속 장동혁 결단 촉각

"국민·당원에 송구" 사과했지만

"징계는 정치 보복" 반감 드러내

지도부 "설왕설래 있다" 말 아껴

일각 "당 결속 위해 부결" 관측도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제명 취소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제명 취소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 게시판(당게) 사태’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만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을 두고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여전한 반감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 및 공천 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당 내홍도 풀어야 할 장동혁 대표의 고심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저에 대한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고 정치 보복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과 국민과 당원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당을 이끌었던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당게 사태가 불거진 2024년 11월 이후 첫 사과다.



그러나 표면상 사과일 뿐 대부분의 메시지는 지도부를 향한 비난으로 채워졌다. 한 전 대표는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당 정권의 폭주를 제어할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이런 정치 보복의 장면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우리 당에 대한 마음을 거두시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 크다”면서 “당권으로 정치 보복해서 저의 당적을 박탈할 수는 있어도 제가 사랑하는 우리 당의 정신과 미래는 박탈할 수 없다”고 자신에 대한 ‘정치 탄압’ 프레임을 거듭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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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응은 확연히 갈렸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진심을 담은 사과”라며 한 전 대표를 두둔했다. 박정훈 의원은 “당무감사와 윤리위 징계 과정에 상상하기도 힘든 불법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줬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 화합을 위한 바탕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당권파는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사과를 당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하고 최종 판단은 최고위원들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당내에서는) 설왕설래가 좀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은 “탄압을 주장한다면 나도 거취를 걸 테니 공개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고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역대 최악의 사과를 빙자한 서초동 금쪽이 투정문”이라고 일갈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 및 공천 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 및 공천 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의 태도 변화로 사실상 ‘키’를 쥔 장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인다. 장 대표는 이달 14일부터 국회 본관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게 사태에서 비롯된 내부 문제로 시선이 분산돼 여론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19일 윤리위 회의에서 한 전 대표 최측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의결될 경우 양측의 충돌이 더 격화될 수 있다.

이에 지방선거 전 내부 결속이라는 대의적 명분을 내세워 지도부가 한 전 대표 징계안을 부결시킨 뒤 윤리위에 다시 판단을 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당내 분란이 커지자 당게 사태에 대한 최고위 차원의 공개 검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진석 기자·마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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