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체중 118㎏까지 나갔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수십 번의 다이어트 실패를 겪으며 80㎏대로 감량하기까지의 경험담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장형우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자신의 비만 극복 여정을 담은 책 '비만록,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를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이자 고도 비만 환자였던 저자가 30㎏ 넘게 체중을 감량하기까지의 생생한 경험과 의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공부보다 살 빼는 게 더 힘들었다"는 고백처럼 장 교수는 수술, 약물치료 등 수십 번의 다이어트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 속에서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생리적 메커니즘에 있음을 깨달았다.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히 과식이 아니라, 체중 감량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생리적 시스템이 작동하는 대사질환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비만대사수술의 일종인 위소매절제술과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비만약의 투여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수술부터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전 세대 약물을 아우르는 비만 치료 체험기를 의사의 시선으로 남긴 것이 특징이다. 의사이자 환자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각 치료법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뿐만 아니라, 요요 현상의 원인과 체중 세트 포인트(point)의 강력함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체중 세트 포인트란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유지하려고 하는 ‘기본 체중 범위’를 뜻한다.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고자 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부작용으로 흔히 거론되는 '요요 현상'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고혈압 약이나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중단했을 때 다시 혈압이 오르거나 고지혈증이 재발하는 건 당연시하면서 유독 비만치료제에 대해서만 중단 시 체중이 재증가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논리다.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고도 비만 환자들은 먹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즐거움이 현저히 감소하므로 삶의 낙 한 가지가 없어져 우울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재해석했다. 치료를 통해 체중이 정상화되고 건강과 외모가 개선돼 몸이 가벼워지면 우울함 이상의 보상이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비만인을 향한 차가운 시선, 무너진 자존감, 그리고 의지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대사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며 "심장혈관질환을 진료하는 의사이자 고도 비만 환자로서 고도 비만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알리고, 본인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이 책은 △체중 감량에 반복해서 실패하는 과정 △비만은 질환이다 △효과가 증명된 고도 비만 치료 △이제는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도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고도 비만 추가 정보 등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책의 전반부는 저자의 고도 비만 경험과 반복된 감량 실패, 자존감 상실, 대인기피증 등 비만 환자가 겪는 현실적 고통을 가감 없이 담았다. 후반부는 위 소매절제술을 받은 이후의 변화, 삭센다와 위고비의 효과와 한계, 그리고 마운자로를 통해 성인이 된 이후 최저 체중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덴마크 다이어트,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 등 유행했던 다이어트 방법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먹지 마라’는 명령이 왜 비만 환자에게 실효성이 없는지도 날카롭게 파헤쳤다.
장 교수는 "비만을 개인의 자제력과 인내심에 의존해 치료하겠다는 접근법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비만은 대사 균형이 망가져 있는 질환인 만큼, 다수의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된 과학적 치료법 즉 최신 비만 약물 치료와 비만대사수술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도 비만 환자들을 의지 박약자나 무능자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며 "개인의 인내심과 자제력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