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배달의민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리뷰 평점을 활용한 소상공인 신용평가 모형을 만든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NICE평가정보에서 열린 ‘신용평가 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개인·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금융 당국은 소상공인 신용평가 모형에 e커머스 업체의 리뷰 평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 앱 이용 후기가 좋은 소상공인 사업장은 신용평가에서 보다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통신사의 상권 유동 인구, 국세청의 세금 납부 정보, 카드사의 카드 매출 데이터도 통합해 소상공인 특화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각 금융사가 독자적인 소상공인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이 소상공인 개인의 신용에 과도하게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용평가 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서는 개인사업자 신용을 볼 때 상환 이력(35.8%), 개인 대출 정보(21.5%), 개인 카드 정보(22.5%)에 높은 가중치를 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심사할 때 사업장의 매출 실적을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개인 신용평가 체계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신용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 때문이다. KCB에 따르면 신용평점(1000점 만점)이 950점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월 16.9%에서 지난해 6월 28.6%로 11.7%포인트나 뛰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척 KCB 연구소 부장은 “신용 점수별로 균형감 있는 구성비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평가 체계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개선한다. 일부 신용평가에 대해 금융 소비자에게 포괄적으로 수집·활용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신 설명의무를 강화하는 식으로 신용평가사의 AI 활용에 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이들이 대안 정보에 기반한 신용도를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중금리 대출금리를 우대하거나 카드 발급 요건을 완화해주는 ‘신용성장계좌’도 도입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교하고 과학적인 신용평가 체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잠재력을 발굴해 금융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